절마다 일기를 쓰면 좋겠다. 하루하루 일어난 일들과 그에 따른 생각들을 적어놓은 일기는 훌륭한 자료가 된다. 한 사찰의 자료만이 아니라 불교사의 좋은 자료가 된다. 하루하루가 쌓여 한달 두달이 되고 나아가 일년 이년, 십년 이십년, 백년 이백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루의 일이 세월이 지나면 많고 큰 일이 된다. 

일기는 개인의 것이든 단체의 것이든 하루하루 쓰기는 쉽다. 그렇다고 해서 모아놓았다가 한꺼번에 쓰자고 하면 그게 안 된다. 그런 걸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익히 경험하고 있다.

큰 절이든 작은 절이든 일기를 남기자는 말은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말이다. 일을 하다보면 지난날 있었던 일이 궁금할 때가 있다. 또 꼭 알아야 할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소상히 기록해 놓으면 훗날에라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 일의 중요성을 알고 재조명하려고 세월이 지난 뒤에서야 새삼스레 자료와 기록을 찾으려 하면 애를 먹기 일쑤다. 도서관에 가고 묵은 신문을 뒤지고 그때 그 일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찾고 묻고…. 이런저런 일들이 수고스럽기만 한 것을 절감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하루하루 기록하자는 거다. 매일 꾸준히 하기란 쉬운 것 같지만 하다보면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그날 일들을 그날 기록해 놓는다하고 생각하면 쉬운 일이다. 버릇이 된 뒤에는 안 하면 찜찜한 마음이 든다. 마치 매일 운동하는 사람과 같다. 기록을 할 때는 전담자를 두어도 좋고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맡아도 좋다. 가능하다면 저녁공양 후 대중공사 하듯 하루의 기록거리를 논의해도 좋겠고 다음날 아침 종무회의 후 어제 일을 기록해 놓는 방법도 쓸 만하다.

아무튼 기록을 남기자. 그리하여 세월이 지나 다시 보게 되면 지난날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하자. 앞날을 위하여. 어느 때 불쑥 한번에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는 걸 생각해 하루하루 나날이 기록해 나중에 큰 성과물이 되게 하자.

[불교신문3346호/2017년11월22일자] 

이진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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