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국내외에서는 이를 화두로 담론이 펼쳐지며 아직 접해보지 못한 새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학계를 중심으로 관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불교의 역할에 대한 제언이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 특히 한국불교학회는 ‘불교와 4차산업’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본지와 함께 관련 좌담회도 진행하며 불교계의 대처방안을 모색했다. 더불어 내년에는 발표된 논문을 모아 책을 출판해 논의의 중심에 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시간이 줄고, 삶의 여유가 생기는 만큼 템플스테이를 필두로 힐링 프로그램을 활용한 불교문화 체험의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즉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문화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불교계의 역할이 증대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불교계 역시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인공지능로봇에 대한 불성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바 있는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보일스님은 “불교가 4차 산업시대에 고전적인 종교관을 답습하고 고집한다면 거대한 변화의 급류 속에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성철 동국대 교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의 언어로 불교를 재해석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시대의 첫 걸음을 뗀 불교계가 귀담아 들어야 할 제언들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국내 출판계에도 이러한 시류를 반영한 듯 4차 산업혁명 관련 서적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뇌 과학과 명상, 마음챙김 수행, 요가 등 명상으로 산업사회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일반서적의 출간이 눈에 띄게 늘었고 독자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불교출판계는 간간히 관련 서적을 내놓긴 하지만 시장을 주도하기엔 부족함이 엿보인다. 그렇다고 아직 실망할 필요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의 문은 이제 막 열렸을 뿐이다. 불교학계와 불교출판계의 분발로 이론적 토대가 쌓인다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내년에 발간될 한국불교학회의 논문집이 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3346호/2017년1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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