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파라미타 ‘독립열차’ 진관사 백초월스님 유적 탐방

서울 진관사 기획국장 도운스님의 설명으로 칠성각에서 발견된 등록문화재 제458호 진관사 소장 태극기 및 독립신문을 살펴보는 학생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열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좇는 청소년들이 있다. 

‘항일독립운동 1만km 청소년 대장정’ 중인 세종파라미타연합회(회장 선보스님)가 지난 6월부터 진행해온 독립열차(Inde Train)를 타고 독립운동가 유적을 탐방하는 학생들이다. 지난 18일에도 청소년 60여 명은 서울을 방문해, 백초월스님과 의열단 김상옥 의사를 추모했다.

세종파라미타가 진행하는 ‘항일독립운동 1만km 청소년 대장정’은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항일유적지를 기차를 타고 순례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전국 5개 지역 독립운동가 유적지를 기차를 타고 순례했다. 

호남선, 경부선, 충북선, 장항선이 가라지는 세종시 조치원역을 출발한 학생들은 전국을 오가며 열차 안에서 역사학자 및 독립운동가 후손과 대담을 나누고 문화공연을 가졌다. 밀양 제천, 예산, 정읍에 남은 독립운동가들의 유적을 둘러본 학생들은 이날 서울 진관사에서 백초월스님에 대해 알아보고, 마로니에 공원에 조성된 김상옥 의사의 동상을 방문하는 것으로 1만km 대장정을 회향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진관사 함월당에서 기획국장 도운스님의 안내를 받아 등록문화재 제458호 진관사 소장 태극기 및 독립신문을 실견했다. 2009년 칠성각 해체보수 과정에서 불단과 기둥사이 벽면서 발견됐는데, 3.1 만세운동이 있었던 1919년 6월부터 12월 사이에 제작된 독립신문들이 태극기에 싸여져 나왔다. 

도운스님은 “일장기에 태극을 덧그리고 건곤감리를 그렸고, 태극기에 싸여 있던 독립신문 가운데는 필사한 것도 있어 간절한 독립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나라와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해주는 중요한 사료”라고 청소년들에게 설명했다. 

스님의 설명과 함께 공개된 태극기와 독립신문들을 실제로 본 학생들은 물론 학교에서 역사를 지도하는 인솔교사들은 유물이 전해주는 독립에 대한 간절함을 느껴진다며 눈을 떼지 못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김상옥 의사 동상을 순례했다.

이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으로 간 학생들은 의열단 김상옥 의사 동상에 헌화하며 추모를 이어갔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김상옥 의사는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졌다가 일본군에 쫓겨 마지막 남은 탄환 한발로 자결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순국했다. 그 때 나이 서른셋이었다”며 “독립운동가 상당수는 10대부터 20대까지 젊은 나이에 목숨을 바친 경우가 많다. 여러분도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좇으며 학생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국사책에서만 보던 독립운동가의 유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도 새롭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용기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신경섭(세종 양지고1)군은 일본과 중국 외에 올해 다섯 번 인디트레인을 타고 밀양, 정읍 등에서 독립운동가를 만났다고 한다. “책으로 배우는 것과는 정말 다른데 오늘만 해도 스님이 일제 때 만든 태극기와 독립신문을 실물로 보여줘 깜짝 놀랐다”며 “역사를 바로 알고, 또 숨은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디트레인 탐방소감을 말했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터라 한국역사를 제대로 접한 건 중학교 때라는 백고은(세종 국제고2)양은 위안부문제와 독도를 보고 항일운동역사나 대일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외교관이나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고은 양은 “밀양에서 독립운동가 가족들을 만났는데 오히려 잊지 않고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며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공부해야 하지만 요즘 어른들이나 학생들도 별로 관심이 없다”며 역사에 관심 있는 국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순례는 조계사에서 회향했다.

조치원역을 출발한 학생들은 독립열차에서 독립운동가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금연주도 감상했다.

[불교신문 3348호/ 2017년 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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