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할아버지, 부처님은 이름이 열 개나 되신다면서요? 어째서 그렇게 많은가요? 

올바른 길에서 와 참답게 살아가셔
붓다·세존 등 ‘여래십호’라 하며
10가지 이름에 걸맞게 살면 ‘부처’

하하, 그러게. ‘여래십호(如來十號)’라고 해서 부처님을 부르는 이름이 열 가지나 되지. 그런데 하나하나가 남다른 특징이 있어요. 

① 먼저 ‘올바른 길에서 온 분’ 또는 ‘참다움에서 오셔서 참다움에 머물다 참다움으로 돌아갈 분’이라는 뜻을 품은 ‘여래(如來·Tathgata)’가 있어. ② 그리고 ‘우리들이 우러르고 공양받기에 알맞은 분’이란 뜻을 담은 ‘아라한(阿羅漢·Arhat)’ 또는 ‘응공(應供)’이 있지. ③ ‘바로 고른, 옹근 깨달음을 이룩한 분’이라는 뜻인 ‘정변지(正遍知·Samyaksambuddha)’나 ‘정등각(正等覺)’ ④ 또 ‘슬기로움과 지음(실천)으로 가득한 분’이라는 ‘명행족(明行足·(Vidycaranasampana)’. ⑤ 그 다음에는 ‘길을 따라 누리다 잘 가신 분’이라는 ‘선서(善逝·Sugata)’ ⑥ 그리고 ‘세상을 가장 잘 헤아리는 분’이라는 ‘세간해(世間解·Lokavidu)’ ⑦ 이어 ‘사람들을 이끌고 가르치는데 더 할 나위 없이 빼어난 분’이라는 ‘무상사 조어장부(無上士 調御丈夫·Anuttarapurs.adamyasrathi)’ ⑧ ‘하늘에 있는 신과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스승’이라는 ‘천인사(天人師·Sstdevmanus.yan.m)’ ⑨ ‘깨달아 아는 분’이라는 ‘붓다(Buddha)’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으로 ‘불타(佛陀)’, 줄여서 ‘불(佛)’이라고도 하는 ‘부처님’이라는 말씀도 여기서 나왔어. ⑩ 마지막으로 ‘세상을 두루 이롭게 해서 우러름을 받는 분’이란 ‘세존(世尊·Bhagavat)’이 있어요. 

할애비는 저 가운데 ‘여래’와 ‘붓다’가 가장 끌려. 붓다, 깨달아 안다는 것이 뭘까? 경전에는 어떤 사물이든 조건을 갖추면 그 모습을 볼 수 있고 조건을 다 갖추지 못하면 우리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나와. 이를테면 누리가 좋아하는 옥수수는 5월초엔 볼 수가 없어. 그래서 우리는 옥수수 밭을 쳐다보면서 옥수수가 없다고 여기지. 그런데 이미 옥수수 씨를 밭에 뿌린 누리 할머니 눈에도 그럴까? 할머니는 미처 싹이 트지 않았다 하더라도 옥수수들을 볼 수 있어요. 옥수수는 거기에 있는 것이지. 옥수수에게 아직 햇볕과 비 그리고 8월이 없을 뿐이야. 이런 것을 깊이 살펴 아는 사람을 ‘붓다’ 또는 ‘여래’라고 하는 것이야.

부처님께서는 당신을 가리킬 때 ‘나’라고 하지 않고 늘 ‘여래’라고 하셨어. 이 말씀은 누구나 저 열 가지 이름에 걸맞도록 살아가는 사람은 ‘부처’라 할 수 있다는 얘기지. 그러니까 저 이름들은 석가모니부처님만을 일컫는 홀이름씨(고유명사)가 아닌 뭇이름씨(보통명사)라는 말씀이란다.

[불교신문3346호/2017년11월18일자] 

변택주 작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