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화백 시화집 출간 및 기념 전시회

가녀린 생명, 세상을 기웃거리다 파르르 떤다. 찬 기운이야 품에 안고 들면 그만이지만 상처는 한 생을 간다.(‘꽃샘 바람’ 전문) 섬세한 시어와 감성이 돋보이는 글과 그림으로 사랑받아온 김양수 화백 신작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이 출간됐다.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2008년) <고요를 본다>(2011년) <함께 걸어요, 그 꽃길>(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내놓은 네 번째 시화집이다.

자연을 벗 삼아 지내며 ‘세상 바깥에 은둔한 예술가’로 불리는 김양수 화백의 이번 소재 역시 ‘자연(自然)’이다. 생의 집착을 털어버리고 어떻게 자연과 한 몸이 돼 가는지, 그런 가운데 텅 빈 마음들은 어떻게 채워가는지, 시인의 소박한 마음이 오롯이 깃든 간결한 시와 담백한 그림이 오래도록 가슴속에 깊은 여울을 이룬다.

김양수 화백의 시선에서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아닌 특별한 것으로 다가온다. 하늘과 달, 산과 바다, 들과 강, 연못과 폭포, 풀포기와 꽃, 구름과 바람 등 자연 하나하나에 저마다 작가의 깊은 성찰과 깨침이 투영돼 있다. 그가 늘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자연속 삶, 자연과의 호흡, 때때로의 관조는 글이 되고, 그림이 되고, 그리움 또는 공명이 된다.

안성 동막골 적염산방(고요를 잡는 산방)에서 자연의 고요, 생의 고요를 포착해온 작가는 말한다. “순수의 자연 앞에서는 말을 아낀다. 어떤 말이라도 티끌 같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마음 낮추며 진솔하게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릴 뿐이다. 그들에게 혹은 나와 내 그림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전하는 말 몇 마디이고 글 몇 줄이면 되지 않겠는가. 나는 오직 그들과 소통하며 일체가 되길 늘 꿈꾼다.”

석지현 시인은 김양수 화백 작품에 대해 ‘생략의 극치를 보여주는 선화(禪畵)’라 평한다. 석지현 시인은 “선화에 선시가 곁들여져 본질적 순수를 그려내고 있다”며 “억지로 쥐어짜 만든 그런 글쟁이의 시가 아니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림이 되고 노래가 돼 우리 앞에 다가온다”고 했다.

‘시보다 더 시 같은 그림’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양수 화백의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은 삶의 여백이 필요한 당신을 조용한 사색의 시간으로 이끌 것이다.

시화집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에 실린 작품들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센터에서 전시된다. 전시기간은 오는 11월29일부터 12월6일까지.

김양수 화백은...

1960년 전라남도 진도 한 작은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바다보다는 산과 들을 친구 삼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새벽이슬에 옷깃을 적시며 소에게 풀을 먹이거나 자유롭게 떠도는 구름을 지켜보며 그 근원을 찾아 헤매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어린 시절의 그 경험이 자연스레 글과 그림의 소재가 됐다. 그에게 자연은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동시에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요체(要諦)이자 동체(同體)다.

1996년 남도기행 갤러리 전시를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독일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 및 초대전을 열었다. 모교인 동국대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마음공부를 하면서 얻은 깨침을 시화집 <내 속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등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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