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라미스의 우물지원 사업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는 말라위 사람들의 모습.

어느덧 제가 아프리카 말라위에 온지도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말라위는 현재 건기의 정중앙을 지나고 있고, 아주 높은 기온과 뜨거운 햇빛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고 몇 달 동안은 아이들이 외국인을 뜻하는 “아중구!”를 외치며 도망갔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 이름의 현지 발음인 “음파소!”를 외치며 달려와 안깁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이 정도면 말라위에 잘 적응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지난 10월16일부터 23일까지는 더프라미스의 후원자인 신세령 씨가 마음을 내준 우물후원금으로 말라위 모토(Moto)마을에 우물을 파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각종 수인성 질병과 우물이 없어 약 10km를 걸어 물을 길어오던 마을 주민들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우물을 파는 마지막 작업날에는 “지꼬모 프라미스!(고마워 프라미스!)”를 외치던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함께 웃고 행복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더프라미스 상임이사 묘장스님은 저에게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의 정신을 새기라”고 말했습니다. 그 뜻은 ‘모든 중생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는 부처님 말씀입니다.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에 이어 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우산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같이 비를 맞는 게 봉사’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저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마음먹은 ‘부처님 말씀처럼 내가 이곳의 모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행복하게 만들 거야!’라는 생각보다 ‘내가 변하면 나의 시선이 변하고, 나의 시선이 변하면 나의 세상이 변하며, 나의 세상이 변하면 우리의 세상이 움직일 거야!’라는 생각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라는 곳에 대한 편견이나 생각들이 하나씩 바뀌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 시선 역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편지를 읽는 모든 분들이 ‘우리의 세상과 아프리카 말라위라는 멀고 생소한 나라가 미약한 움직임이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변해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작은 생각을 해봅니다. 나아가 더프라미스 말라위지부와 저희 더프라미스 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불교신문3345호/2017년11월15일자] 

송인근 더프라미스 말라위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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