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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패배하는 선거는 이제 그만”기획 좌담 /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무엇을 남겼나
  • 정리=홍다영 기자 사진=신재호 기자
  • 승인 2017.11.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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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사부대중에게서 두루 존경받는 선지식인 설정스님을 새로운 종단 수장으로 모시게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금품살포와 악의적인 비방 등으로 역대 최악의 선거였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선거기간 내내 외부세력의 준동에 종헌종법이 철저히 무시되고, 종단도 엄청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본지는 지난 3일 본지 사장실에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화쟁위원장 도법스님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경원스님, 각 후보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했던 중앙종회의원 원명스님과 광전스님, 신규탁 연세대 교수 등을 초청해 기획 좌담을 열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선거를 치를 때마다 한국불교와 종단, 스님들에 대한 위상과 신뢰가 급격하게 실추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다 패배하는 선거판이 아닌 불교를 살리는 선거를 만들자는 자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단 주요 소임자의 선출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과 사부대중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도법스님은 “현행 선거제도와 염화미소법, 직선제, 종단쇄신위원회안 등을 잘 종합하면 괜찮은 안이 나올 수 있다”면서 “입법부인 종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하지만, 종회만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사부대중공사와 함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탁 교수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려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으로 혼탁선거로 귀결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람을 뽑는 방법이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원스님은 “선거법도 중요하지만, 일정 수 이상 종단 어른 스님과 종도들의 추천을 받은 분으로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종단 지도부의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광전스님은 “종도들 의식이 성숙되지 않고 어떤 제도를 적용한다 한들 의미가 없다”며 “내 편이 권력을 가져야 한다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여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징계승과 이교도 등이 주축이 된 외부세력의 무분별한 종단 공격 행위에 대해선 단호한 조치를 주문했다. 원명스님은 “불교를 살려야겠다는 마음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수단을 써도 된다는 무자비한 속성을 드러냈다”는 의견을, 경원스님도 “해종언론은 그 운영주체와 실체를 분명히 밝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품살포 악의적 비방 등 한계 ‘여실히’
중앙종회ㆍ사부대중공사 함께 지혜 모아야” 

좌담 패널 /
도법스님 조계종 화쟁위원장
경원스님 중앙선거관리위원
원명스님 중앙종회의원
광전스님 중앙종회의원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사회 / 장영섭 본지 취재3부장
 

도법스님 /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상처만 남겨
종회와 대중공사가 간선제ㆍ직선제
미소법ㆍ쇄신안 종합개혁안 만들어
악순환 되풀이 안 되게 힘써야
총무원장 스님도 ‘대탕평’ 강조

-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설정스님을 종단의 새로운 종단 수장으로 모시게 됐다. 반면 금품살포가 반복되고 악의적인 비방이 범람하면서 역대 최악의 선거였다는 비판도 팽배해 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도법스님=이번 선거에서는 몇 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과거엔 주로 ‘주류’ 쪽에서 돈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주류는 ‘돈 쓰지 말자’고 하는데,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소위 ‘도전하는 쪽’에서 돈을 쓰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났다. 약자 쪽에서 돈을 많이 쓴다고 하니, 도전받는 쪽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종단의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내건 시민연대 등의 공격으로 새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오히려 물러갈 총무원장 스님과 단체가 강력하게 충돌하는 현상만 전면으로 부각됐다. 종단 내에서 합리적이고 개혁적으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했던 사람들도 역할을 하기 어려운 판이었다.

이번 선거가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고 손실이 있었는지를 따져보면 결과적으로 손실만 있었다고 본다. 불교와 종단, 스님들에 대한 이미지는 실추되고 명진스님이나 ‘(적폐청산)시민연대’, ‘(청정승가)연석회의’ 또한 훨씬 더 남루해지고 초라해졌다. 물러가는 분과 새롭게 올 분에 대해 도덕적인 논란만 확대되고 이미지도 나빠졌다.

경원스님 /
종헌종법 유린한 해종행위로 얼룩
적폐청산 외치는 이들, 진정으로
‘불교 위하는 마음 지녔는지’ 의문
일정 수 이상 어른 스님·종도들
추천된 분으로 피선거권 제한해야

경원스님=조계종은 종단 화합을 근간으로 탄생한 종단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먼저 짚어보도록 하겠다. 종헌에 따르면 종단은 8·15광복 후 교단의 청정과 승풍을 진작하려는 종도들 원력으로 1954년 자정과 쇄신으로 종단 화합을 이끌어 통합종단으로 출범했다. ‘종헌의 큰 뜻을 받들어 실천하며 불일(佛日)이 만고에 빛나고 삼보를 법계에 유전(流轉)케 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종단의 화합을 저해하는 일부 종도들의 종헌종법의 유린과 삼보에 대한 공격적 비방을 조직적으로 펼친 이교도들의 훼불행위 속에서 진행돼, 선관위 입장에선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 이런 와중에도 다행히 눈 밝은 어른 스님들이 계셨고, 또 신심과 원력을 지닌 종도들께서 원만한 선거가 진행되도록 마음을 모아 주셔서, 다행히 선거가 무사히 치러진 점 이 자리를 통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원명스님=도법스님 말씀에 충분히 공감한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법이 강화되고 (선거운동기간에) 추석연휴가 끼여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들이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다면 과연 불교가 발전하고, 종책 내용도 더 좋아졌을까. 개인적으로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 뜨거운 상황들이 벌어졌다. 불교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이렇게 해서 총무원장 스님을 모시는 의미가 진정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과거에 괴문서가 나돌면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만 볼 정도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조계사 앞에서는 석 달 동안 피켓시위가 이어졌다. 막판에는 투표장까지 나타났다. 아연실색했다. 무분별하고 공개적이고 전방위적인 흑색선전으로 인해 불교집단은 법과 질서도 없는 집단으로 일반인들의 눈에 비쳐졌다.

광전스님=종단 선거제도의 한계를 여실하게 보여준 선거였다. 관권, 금권, 비방, 종책 대결이 아닌 세(勢) 대결 등 바람직한 선거문화와 동떨어진 한계상황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적폐청산’ 이라는 활동과 맞물려 여러 가지 시끄러운 일들도 발생했다.

원명스님 말씀대로 상처뿐인 영광이다. 결국은 우리 제도 내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고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컨대 종책 자료집을 돌리려고 하는데 그만한 시간도 없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한테만 줄 수밖에 없는 것도 모순이다. 간선제도는 대의민주주의의 한 형태이다. 

결국 (선거인단이) 투표권 행사를 하지만, 일반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 투표를 대신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충분히 일반 대중에게도 후보들의 정책이나 살아온 삶을 알려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서 선거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정상적 구도인데, 이것 자체가 막혔다. 그런 점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321명에 한정되는 분들에게 종책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토론회다. 하지만 선거법에 토론회를 강제하는 조항은 없다. 축제적인 분위기에서 종책에 대한 이야기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선거로 갔으면 좋겠다.

신규탁=이제는 무엇을 비난하고 비판해야 할 나이는 지났다는 생각이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어떻게 고쳐갈지 준비하고 책임져야 할 나이임을 통감한다. 그런 연장선에서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대한민국의 매체는 최고 수준으로 발달했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채로 무수한 보도들이 마구잡이로 터져 나오는 시대다. 아울러 이러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려하는 현대인들의 특성 때문에, 혼탁선거로 귀결됐다는 입장이다.

사람을 뽑는 방법이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 교수를 뽑을 때에도 완전히 드러내놓고 하면 나중에 수습을 못한다. 총장 뽑을 때도 교수들이 직접선거를 하니까 수습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거는 대체로 잘 한 것 같다. 

지난 8년 동안 종단은 안정된 분위기였다. 어느 분을 모셨으면 좋겠다는 것에 대해 사전에 많은 검증들을 했을 거라고 본다. 생각할 시간들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매체 문제는 고민이 필요하다. 매체들 때문에 어느 스님이 총무원장이 되든 항상 이 같은 수난을 겪을 것이다. 그 누구도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원명스님 /
무분별한 시위로 법ㆍ질서도 없는
불교 집단으로 외부에 비쳐져…
종교의 ‘신성성’ 살려내야 할 때
종단 존중하는 공심 최우선으로
공과 사에 대한 구분 엄격했으면

- 선거제도가 지닌 본질적인 폐해들이 이번 선거에서 극명하게 노정됐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로 보인다. 무엇보다 ‘적폐청산시민연대’로 대표되는 외부세력과 ‘해종언론’으로 지정된 인터넷매체들의 선정적 보도가 전례 없는 과열로 몰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종헌종법 질서가 무시되면서 수많은 불자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도법스님=모두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선거였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연대와 연석회의 등에서 주장한 명분은 적폐청산이고 종단개혁이었다. 사전에 이런 문제를 어떻게 녹여내고 풀어낼 것인지 고민했어야 했다. 그런 것들이 안 된 탓에, 선거 때 쌓였던 불만과 불신들이 집중적으로 폭발했다. 단순히 이번 선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이 처한 현실을 봤을 때, 왜 선거 시기에 폭발했는지, 왜 우리는 이것을 조기에 진화하고 갈등을 해소시키지 못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짚어야 한다.

경원스님=해종언론은 그 운영주체와 실체를 분명히 밝혀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종단 선거법의 기본정신을 무시하고 대의명분도 없이 승가적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것은 훼종 행위다. 또 선거법과 선관위를 비방하는 분들이 사실 1994년 개혁회의 당시 이 법을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그런데 법도 어기고 선관위를 향해 잘못됐다고 하면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 건가. 저희들은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데, 답답한 심정이었다. 

기본적으로 종단 선거법은 잘 만들어진 법이다. 각종 선거가 자유로운 의사와 승가적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행해지고 부정을 방지해 종단 화합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좀 더 다듬어 시행하면 된다. 종단 탄생 때부터 강조되어온 자정과 쇄신, 화합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실천해야할 때다.

원명스님=어쨌든 선거가 치러졌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선거하는 날까지 (외부세력들이) 활개를 쳤다. 심지어 선거제도 자체를 폐지한다 하더라도 이들을 막을 방법은 없겠다고 절감했다. 불교를 살려야겠다는 마음보다, 목적을 이루기위해서는 무슨 수단을 써도 된다는 무자비한 속성을 드러냈다.

불교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종단 내 조성되지 못했다. 사회에서 만들어진 제도를 치밀한 고민 없이 도입하다 보니 불합리한 상황이 야기됐다고 본다. 직접선거든 간접선거든 불교정신에 기반을 두고 (종도들이) 원하는 훌륭한 지도자를 뽑는 좋은 기회로 여겨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적인 이해관계에만 치중됐던 것 같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이런 긍정적인 여론들이 협의되고 조화돼 더 나은 발전을 이뤄야 하는데, 악기능만 부각됐다. 이교도 등 외부세력들로 인해 중요한 부분은 희석되고 법과 원칙도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광전스님=종단 내부에서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고 건전하게 바꾸고 고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먼저 실현돼야만, 밖에서 이뤄지는 촛불시위 등도 없어질 수 있다. 중앙종회의원의 본분은 입법기능과 더불어 집행부에 대한 견제다. 집행부에 대한 잘못은 꾸짖고 지적해야 하는데 이를 편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건전한 비판은 용인되고 참고하는 풍토가 응축되고 쌓여야 한다.

신규탁=사람들이 많이 아파하고, 속상해하는 것 같다. (이들을) 어루만져줘야 하고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은 해소해야 한다. 이를 화쟁위원회가 해야 한다. 그동안 화쟁위원회가 아픈 이들과 함께 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 다만 지금은 위원회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 아닌가 한다. 처음의 의도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광전스님 /
자신에 유리한 제도만 택하려는
고집 없다면 의견 모아질 것…
종단 지도층 ‘선한 의지’ 관건
세 아닌 종책대결 활성화 기초
직선제, 최소 차악은 될 수 있어

-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취임사에서 “비승가적이고 반불교적인 선거문화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중의 공론이다. 여러분들의 의견대로라면 전면 폐지 또는 현행 선거제의 대폭적인 수정이나 보완은 불가피해 보인다.

도법스님=선거를 할 때마다 종단과 불교, 스님들의 이미지가 전부 깨지고 있다. 모두가 패배하고 늘 패배하는 선거다. 모두가 다 질 수밖에 없는 선거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할 때다. 단순히 ‘직선제다 아니다’ 이렇게 접근해선 안 된다. 

지난해 5월 열린 사부대중공사가 직선제 논란을 촉발했다. 그러나 ‘직선제를 하자, 말자’는 걸 결정하기 위해 우리가 모인 게 아니다. 단언컨대 ‘최선의 선출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사부대중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 길을 찾아보자’는 게 결론이었다. 이제 총무원과 중앙종회, 그리고 사부대중공사가 이러한 결의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다듬어 가야 한다.

경원스님=선거법도 중요하지만, 후보자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피선거권자의 자격요건에 일정 수 이상의 종단 어른 스님들과 일정 수 이상 종도들의 추천을 받은 분으로 제한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평상시에도 어른 스님들을 잘 모시게 되고 문중화합도 될 것이며, 불자들이 보기에도 열심히 살아온 분이 나올 것이다.

덧붙여서 불자들이 다시 한 번 대승보살계 정신으로 돌아가 불제자로서 매사에 임했으면 한다. 조계종 종도라면 응당 보살계를 받는다. 

종단 발전과 쇄신을 위해 적폐청산을 외치는 불자들이 진정으로 불교를 위하는 마음을 가졌는지 의문이다. 교단에 대한 허물이 드러났을 때 내 가슴이 찔리는 아픔을 느끼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살 10중 대계는 사부대중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보살의 48경계는 세력에 아첨해 교단을 깨지 말라고 가르친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당신들은 외도와 악인이 나쁜 말로 불교를 비방하는 소리를 들으면, 300개의 창으로 심장이 찔리고 천개의 칼과 만개의 몽둥이로 맞는 고통을 느끼는가.

원명스님=종교의 ‘신성성’을 살려야 할 때다. 선거에서 자신도 살고 불교도 살고, 신심과 원력을 갖고 갈 수 있는 바탕을 어떻게 만들지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 총림의 경우 방장 스님이 주지를 결정하면 다들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런데 선거인단의 폭을 넓히면, 주지 선거만 하더라도 주지 스님을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는 쪽으로 패가 갈라지고 이로 인한 폐단이 크다. 어떻게 하면 화합하는 축제의 분위기에서 어른을 추대할 수 있을지, 이번 35대 집행부 기간 동안 기필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광전스님=만병통치약은 없지만 그 상황에 맞는 약은 있다고 본다. 오랜 시간 동안 간선제로 다수 종도들의 의사와는 괴리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직선제가 최상의 방법은 아니지만 최악을 막을 수 있는 차악은 될 수 있다. 현재 종단이 처해진 상황에서 직선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직선제를 통해 뽑혔다. (불교에서도) 직선제를 통해 좋은 분이 뽑힌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대한 책임도 대중 모두가 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종도들 의식이 성숙되지 않고는 어떤 제도를 적용한다 한들 의미가 없다. 종회의원들을 포함한 종단의 지도부가 자성해야 한다. 내 편이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여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다. 종단과 종도들을 위해 선한 의지를 지녀야 한다.

신규탁=제도적인 부분은 스님들이 할 일이다. 다만 기준은 정해 놓더라도,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면서, 종단의 입장과 다른 입장을 갖거나, 가까운 입장을 갖더라도 좀 내버려두는 것도 필요하다.

신규탁 /
총장도 다 드러내고 하면 수습 불가
지난 8년 종단 안정된 상황 속에서
어느 분 모실지 충분한 고민했을 것
싸움으로 한쪽 누르면 끝은 나지만
결국 공멸…‘대화’ 끊어지면 안 돼

- ‘축제’와 같은 선거가 정말 가능할까.

도법스님=현재 선거제도와 관련해 현행제도인 간선제, 염화미소법, 직선제, 종단쇄신위원회안 등 4가지가 있다. ‘미소법’은 과열 혼탁선거를 막자는 것이고, 직선제는 참종권의 확대, 쇄신위원회 안은 지역불교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잘 종합하면 대단히 괜찮은 안이 나올 수 있다. 입법부인 종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하지만, 종회의원 구성이나 풍토 등으로 봤을 때 종회만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사부대중공사와 종회가 함께해야 한다. 물론 제도혁신이 가능하려면 자신이 지지하는 제도에 대해 ‘이것뿐이다’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더 좋은 길을 찾자. 정말 진지하게 지혜를 모으고 뜻을 모으면 충분히 괜찮은 안이 나올 수 있다.

때마침 총무원장 스님도 ‘대탕평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탕평이 이뤄지면 선거판도 달라질 수 있다. 나를 지지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반대하고 비난한 사람도 조계종 종도로 다 품어 안고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새롭게 함께 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뜻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선거과정에서) 총무원장 스님을 지지했던 분들이 전폭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했으면 한다. 동시에 반대편에 있었던 분들도 총무원장 스님의 뜻에 화답해 종단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모두가 질 수 밖에 없는 선거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35대 집행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뜻 있는 분들이 마음과 지혜를 모아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으면 한다.

경원스님=자정과 쇄신을 통해 원융화합해서 모든 사람이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갔으면 한다.

원명스님=제도도 중요하지만, 종단을 존중하고 불교를 살려내겠다는 공심(公心)이 있었으면 한다.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공심을 놓치면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될 것이다.

불교는 너무 개방적이다. 사소한 문제도 걷잡을 수 없이 과장 왜곡된다. 단속도 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엄격하게 규율한다고 하지만 전혀 아니다. 제도화 할 것은 하고,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이 엄격했으면 한다. 이런 부분이 정착되면 공심도 자리 잡을 것이다. 정치적인 입김으로 공과 사의 기준이 흔들리기 때문에 ‘힘만 있으면 되지’ 하면서 그런 쪽으로만 발버둥을 치는 양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종단이 바른쪽으로 갔으면 하는 염원은 다 같다. 대중공의가 살아나고 각 본사마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불교와 조계종이 사는 법이 이번 계기를 통해 만들어졌으면 한다.

광전스님=단순히 선거제도를 고치는 등의 부분적인 것 만 갖고는 해결될 수 없다. 종단을 운영하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전체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경험도 많고 연륜도 깊다. 종도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잘 보살폈으면 한다.

신규탁=결국 종합하면, 주먹 쥐고 싸워서 상대를 KO시키면 끝난다. 하지만 그러면 다 죽는다. 그러니 대화를 해야 한다. 언로(言路)가 통해야 한다. 대화의 길이 끊어지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승단 내에 교육시스템도 다시 정비되어야 한다. 승가교육이 곧 수행이고 포교다.

정리=홍다영 기자 사진=신재호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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