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지난 10월3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새로운 집행부가 열렸다. 가고 옴도, 시작도 끝도 없는 한결 같은 세월이기는 해도 새로운 인물, 새 시대는 사람들에게 긴장과 설렘을 준다. 새 총무원장 스님과 집행부를 맞는 종도들의 마음도 기대에 차 있다.

첫날 신임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집행부 스님들로부터 인사를 받고 종무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를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다. 조선, 일제강점기 동안 정체성이 훼손된 불교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해방 후 문경 봉암사에 모인 수좌들의 원력이 ‘부처님 법대로’였다. ‘불교다운 불교’가 곧 ‘부처님 법대로’이며 이것이 바로 정법이다. 부처님 가르침 대로 행동하고 말하며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무리 복잡한 종무행정, 정치 문제라 해도 부처님 가르침에 비춰 바라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복잡하고 어렵고 시끄러운 것은 정법을 떠나 해결책을 찾기 때문이다. 불교다운 불교가 되면 국민들이 저절로 신뢰를 갖고 신도들은 신심이 나서 더 깊은 신앙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임 총무원장 스님의 일성은 정법의 회복이며 종단이 나아가야할 길을 밝히는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총무원장 스님은 교역직 스님과 재가 종무원들을 향해 신심과 원력, 공심의 자세로 한국불교의 여법한 미래와 국민에 이익이 되는 불교가 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스님이 강조한 신심과 원력, 공심은 종단 행정에 복무하는 소임자들의 기본 자세다. 우리 모두 부처라는 불교 가르침이 옳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신심이며,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각오를 내는 것이 원력이다. 이는 말이나 문자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을 통해 깨우쳐야 한다. 그래서 총무원장 스님은 종무원들에게 참선 간경 염불 주력 등 일상생활에서 부단히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종단은 수행 공동체이다. 이를 가장 잘 체득하고 지켜야 할 곳이 중앙종무기관이며 종도들이 마음 놓고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모든 행정을 집중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를 제대로 지켜달라는 당부가 총무원장 스님이 강조한 공심이다. 

불자의 기본 자세는 ‘상구보리 하화중생’ 이다. 지혜와 자비,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라고도 한다. 총무원장 스님은 “스스로 맑아지고 정당하고 열정적이고 자비스럽고 원만해지는 것이 자리”이며 그럴 때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스스로 정법을 좇아 부단히 노력하고 수행정진하면 그것이 곧 중생의 이익과 안락임을 강조한 가르침이다. 임기 첫날 총무원장 스님이 강조하고 당부한 이 가르침을 종도들이 마음에 새긴다면 종단 안에 떠도는 시비도, 불교를 향한 불신도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다.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를 만드는 주체는 우리 자신임을 명심하자. 

[불교신문3342호/2017년11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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