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취임법회 대통령 축사

존경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진제 종정 예하와 원로 고승대덕 스님, 그리고 함께하고 계신 내외귀빈과 불자 여러분!

설정스님의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설정스님은 경허스님과 만공스님의 선맥(禪脈)을 이어받아 평생을 수행에 전념하신 선승(禪僧)이십니다. 중앙종회 의장을 역임하며 불교계의 안정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이사무애(理事無礙)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총무원장스님께서 쌓아 오신 높고 두터운 경륜은 조계종단의 발전뿐 아니라 한국 불교계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불교는 우리 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습니다. 국민은 불교에서 지혜와 위안을 얻어왔습니다. “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뜻을 거울삼아 쉼 없이 진력할 것”이라는 총무원장 스님의 말씀에서 불교계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눈부시고 눈물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반년에 걸쳐 광장을 밝혔던 1,700만 개의 촛불 하나하나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빈자일등(貧者一燈)’이었습니다.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향한, ‘크고 간절한 서원과 정성으로 밝힌 등불’은 이제 국민의 일상에서 묵묵히, 그러나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촛불을 가슴에 품고, 소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은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좌와 우, 남과 북의 이념적 분열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상생, 평화와 공존으로 가는 길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불교는 우리 사회의 아픔을 가장 먼저 보듬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름을 실천하는 ‘파사현정(破邪顯正)’, 뭇 생명과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하는 ‘자비행(慈悲行)’의 불교정신은 우리 국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다운 나라로 가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오늘 설정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맞아,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1일
대 통 령 문 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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