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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1.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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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타스님의 손편지]<17> 자기 버린 엄마에게 복수하겠다는 아들매일 3000배하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스님 저는(김선경, 56, 여) 20년 전, 7살 난 어린 아들을 남편에게 남겨둔 채 집을 나왔습니다. 남편과 저는 매일 싸우며 살았고, 어린 아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이혼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간 혼자서 갖은 고생을 하며 이제 겨우 집 한 칸 마련해서 살고 있는데, 2년 전 대학을 갓 졸업한 아들이 저와 함께 살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처음 몇 달 간은 찾아와준 아들이 참으로 고맙고 대견스러웠습니다. 직장생활도 성실하게 잘하고, 저를 도와 집안일도 곧잘 거들어주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엄마노릇 못 해 준 것이 미안해서 최선을 다해 아들에게 잘 해주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나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함께 산 지 일 년이 안 되서 부터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지더니 “어린 내가 엄마에게 버림받고 얼마나 무섭고 괴로웠는지 아느냐”며 그대로 복수하고 갚아주겠답니다. 스님! 아들이 저를 괴롭히느라 점점 폐인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경씨, 아들을 위해서라면 정말 무엇이든지 하시겠습니까? 3년 동안 매일 매일 3000배를 올리십시오. 너무 어렵습니까?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푸는 것은 이보다 몇 배나 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는 관계를 끊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경씨도 아시다시피 가족 간의 관계는 끊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끊으면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진 그 자리에서 또 다른 갈등이 자라게 됩니다. 더욱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끊을 수조차 없는 것이기에 그만큼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매일 3000번의 절을 올리는 마음으로 선경씨 자신을 먼저 다스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아들의 원망과 미움은 한 두 마디, 하루 이틀의 다정함으로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경씨는 20여 년 전의 선택이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어린 아들도 그렇게 받아들였을까요? 그것도 엄마의 보살핌과 관심이 가장 절실한 시기였는데요. 어른들은 힘들면 선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어린 아들은 선택은 고사하고 그 누구에게조차 말 할 수없는 아픔을 고스란히 혼자 감내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아들은 지금 그 울분을 뿜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프로이드의 정신 발달론에 의하면, 술을 마시는 심리는 어린 시절의 불만족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몸은 비록 어른이 되었지만, 정신은 아직도 어린 시절의 아픔과 고통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만약 선경씨가 아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 출발점은 지금 27살의 아들이 아니라, 20년 전 헤어지던 그 어린 시절부터 헤아려야 하는 것입니다. 3년 동안 매일 3000배를 올리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만큼 천천히 한결같은 인내심과 자비심으로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선경씨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들이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 아십니까? 엄마로서 아들의 사소한 것들을 아는 것은 아들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아빠와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동시에 엄마의 정과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대해주세요. 

그렇다고 해서 아들이 나쁜 행동을 하는 것조차 마냥 받아주어서는 안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모는 자녀를 제어하여 악행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술을 자제하지 못하고, 언행을 함부로 할 때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셔야만 합니다. 그동안 엄마노릇 못해준 것이 미안하다는 죄책감에 무조건 받아주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아들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물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으로 감싸주시고, 다정한 말도 자주 건네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대화를 많이 나누시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패경초>에서 말씀하셨습니다. “고통(苦)와 즐거움(樂)은 그 뿌리가 있는 법이니,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처럼 사람이 지은 선(善)과 악(惡)은 그 사람을 따라붙는다. 마치 씨앗을 뿌리면 씨앗은 밑에서 썩지만, 씨앗에서 나온 뿌리는 줄기와 잎을 내고 꽃에서 열매가 열리는 것과 같다.” 엄마의 인내심과 자비심이 아들의 마음속에서 기쁨의 꽃으로 피어나고 감사의 열매로 맺어지게 될 것입니다. 

[불교신문3340호/2017년10월28일자] 

[불교신문3340호/2017년10월28일자] 

혜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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