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절첩본.

30년 세월 동안 고려 전통 사경을 계승하고 창조해온 허락 작가가 오는 25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운니동 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에서 특별전을 연다. 이번 주제는 ‘예술과 수행, 그리고 기록문화의 감동’이다. <화엄경>, <법화경>, <금강경> 등을 감지에 금니로 새긴 작품 30 여 점을 선보인다.

허락 작가는 1970년대 초 한국해양대 기관학과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40여 년전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금자 <대방광불화엄경> 제46권을 접하고 환희심과 전율을 느꼈다는 그는 금으로 약 200만 자를 옮긴 드문 이력을 가지고 있다. 7만자에 달하는 <법화경>을 7회, 60만자 <화엄경>을 2회 사경하는 등 전통 금사경을 계승하고 복원하는 데 매진해왔다.

순금분과 접착제 황금비율을 자체 개발해 시간이 지나도 금가루가 종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글자 수에 따른 복잡한 구도를 조화롭게 배치해 그만의 특색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온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작품 중 하나인 <법화경> 병풍은 그의 높은 집중력을 방증하는 작품으로 6개월이라는 제작 기간 동안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일정한 크기와 간격으로 사경해 그 차이를 알 수 없을 정도다.

금사경을 통해 마음의 정화와 희망을 그리고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는 작가가 말한다. “사경은 단순히 경전의 글자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예술의 세계이며, 불법을 구하는 불제자들에겐 의미 깊은 수행이다. 더불어 일반인들에게는 전통 기록문화의 새로운 감동이기도 하다.”

<법화경> 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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