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광장서 출발식…54일간 809.16㎞ 도보 순례

세월호의 아픔 치유를 위해 인천에서 팽목항까지 800㎞를 도보로 순례했던 4·16순례길이 다시 열린다.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지난 17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명상기도회로 출발식을 갖고 4·16순례길에 나섰다. 4·16순례길은 세월호 참사를 사회적 전환과 희망의 상징으로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4·16순례길은 순천사랑어린배움터 학생들의 순례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붓다로살자 등 종교, 시민사회가 주축이 된 순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이번 순례는 ‘다함께 봄 다함께 평화’를 주제로 생명평화대학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순례 명칭도 ‘4·16청년희망순례’로 정했다.

순례단은 세월호가 출발했던 인천항에서 도보 순례를 시작해 팽목항까지 걸으며 우리사회 평화를 염원할 예정이며, 앞으로 12월9일까지 54일간 인천·경기, 충남, 전북, 전남 지역 23개 마을 총 809.16㎞ 도보 순례한다. 순례 동참은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 홈페이지(hopeway.kr)에서 원하는 날짜를 확인하고 하루 순례에 동참할 수 있으며, 순례 제안자로 동참이 가능하다.

출발식에서 참가자들은 “내 안에 작은 촛불을 밝히는 일이 곧 우리와 세상을 밝히는 길임을 잊지 않겠다”며 “한반도에 몰려든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의 씨앗을 심기위해 걷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4·16 청년희망순례단 기도문.

다함께 봄! 다함께 평화!
- 4·16 청년희망순례단 기도문 -

한반도에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을 보면서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생명을 돌보는 일보다 재산과 이익을 먼저 챙긴 사람들을 비난했지만,
나부터 생명의 가치를 외면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서 ‘포기’라는 말에 익숙해져 왔지만,
평화를 꿈꾸는 일조차 포기하며 침묵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평화를 꿈꾸고 어디로 가야 할 지 길 위에서 묻습니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고요히 마주하고,
내 곁에 선 이들, 자연 속 작은 생명들의 소리까지 귀담아 듣겠습니다.
자연은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그 소리에 귀를 열어 모든 생명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고 싶습니다.

동그라미에 모난 곳이 없듯이,
동그란 지구에 살아가는 어느 누구도
모퉁이에서 홀로 눈물 흘리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서로 보듬고 사랑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작은 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땅에서 우리가, 우리의 아이가, 그 아이의 아이가,
삶 그 자체로 환대 받으며, 활짝 꽃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내 안에 작은 촛불을 밝히는 일이
곧 우리와 세상을 밝히는 길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용기 내겠습니다.
한반도에 몰려든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의 씨앗을 심기위해 오늘 우리는 걷습니다.
다함께 봄! 다함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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