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 한국불교의 선(禪)을 중흥시키고 민족정신을 지키며 올곧은 수행을 이어온 만공스님에 대한 생애와 항일정신을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정묵스님)와 경허·만공선양회(회장 옹산스님)는 경허스님 탄신 168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수덕사 황하정루에서 ‘일제의 총칼 앞에서 조선의 얼을 지킨 만공’을 주제로 ‘제9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만공대선사의 사상과 항일정신을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10월13일 수덕사 황하정루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과 수좌 우송스님, 경허·만공선양회장 옹산스님,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남궁영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황선봉 예산군수, 권국상 예산군의회 의장 등 사부대중 100여 명이 동참했다.

‘일제 총독을 저격한 만공의 핵폭탄 할(喝)’을 주제로 발표를 한 이은윤 전 중앙일보 대기자는 “만공선사가 1937년 발악하는 일제 총독의 면전에 선림 고유의 할(喝)이라는 핵폭탄을 던졌는데 그것은 식민지 하에서 말살돼가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사수하려는 문화적, 정신적 항의 의거였다”며 “일제 총독의 심령을 폭살한 만공의 할은 어떤 항일 독립운동보다도 깊은 사상적 배경을 가진 독립운동사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범산 항일유적연구소장은 ‘신흥무관학교 재건축의 역사성을 통하여 만공선사의 항일정신을 생각해 본다’에 대한 발표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가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나 권력을 가졌던 사람 중심으로 쓰여지면서 운동에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행적이 묻혀 버렸다”며 “지금이라도 발굴해서 독립유공자로 지정하고 합당한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학사 주지 혜월스님과 이덕진 전 문성대 교수도 ‘불교계 독립운동의 쌍두마차, 만공과 만해’, ‘만공의 비폭력 자주독립운동에 대한 일고찰’을 중심으로 각각 발표했다. 또 김일엽문화재단 부이사장 경완스님은 ‘일엽선사의 만공 사상 재해석과 독립운동’을, 김광식 동국대 교수는 ‘만공·만해·김구의 독립운동 루트’에 대해 발표했다. 또 전 불교신문 사장 주경스님과 심응섭 순천향대 명예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한편 수덕사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대웅전에서 구한말 쇠락한 선풍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한국불교 중흥의 기초를 놓은 경허대선사 탄신 168주년을 맞아 다례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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