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사지

강석정 지음 / 조계종출판사

“삼보사찰이자 합천의 자랑인 해인총림 해인사보다도 150년 앞서 창건된 연유로 합천 사람들은 연호사를 ‘해인사의 큰집’이라고도 부른다.”

합천 연호사가 12년 만에 삼성각 종각 일주문, 수심당과 감로당의 전각과 도량정비 불사를 원만회향하면서 연호사의 어제와 오늘을 역사학 문헌학적으로 고증한 <연호사지(烟湖寺誌)>를 발간했다. 합천군수를 지낸 서예가 강석정씨가 집필했다. 강 전 군수는 “연호사가 1360년 된 고찰이라지만 관련 자료가 너무나 희박했다”며 “연호사의 창건연도를 역사적 논거에 의해 바르게 고치고, 대야산 등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리던 연호사가 자리한 산 이름이 황우산(黃牛山)이란 근거를 발견하여 이 사지를 통해 떳떳이 밝힐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88년 전통사찰로 지정된 연호사는 2004년 극락전과 칠성각(현 삼성각)에 대한 보수공사 중 1940년에 건립한 법당 건물에서 ‘황우산(黃牛山) 연호사 중창상량문’이 발견됨으로써 황우산을 확인했다. 연호사 창건연도도 현재까지 알려진 선덕여왕 12년(643)이 아니라, 당시 정치적 상황을 미뤄봤을 때 진덕여왕 4년(650년)께로 바뀌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이번 발간된 연호사지는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연호사지에는 연호사의 창건과 중창사는 물론 전통불교문화전수관과 연호사의 불화와 현판, 주련, 공덕비까지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부인인 김호남 씨가 1960년대 후반부터 공양주 소임을 맡으면서 연호사에 기거한 내용도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 흥미롭다. 김 씨가 공양주로 살았던 1967년 8월 영남지방 가뭄상황 시찰차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이 연호사 앞 백사장에 헬기를 착륙시키고 신라충신 죽죽비각 옆 산기슭에 올라 주변 상황을 둘러보는 등 전 부인이 있는 연호사와 200m 거리에 들른 것이 부인에 관심을 보이는 듯해서 세인들의 입에 회자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연호사는 낙동강 상수원인 황강의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는데다 도량이 협소해서 불사가 불가능했다. 경남유형문화재인 함벽루가 고마운 쉼터 역할도 하지만 새로운 당호 신축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연호사 주지 진각스님은 오직 부처님께 매달려 1년 여간 기도를 했다. 진각스님은 “기도에만 집중하다보니 도와줄만한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며 “합천군과 문화재청간 다각도 노력 끝에 종교용지로 전환하여 불사가 가능해졌고 황강변에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합천군민에게 연호사가 한결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스님은 “합천군민 마음의 고향인 연호사 도량정비 불사가 원만회향하고 연호사지까지 발간됐으니 이제 마음이 편하다”며 모든 공덕을 주변의 많은 스님과 신도, 합천군과 문화재청 등 관계자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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