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승만 공주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선물하다

세상에서 제일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인 
말리카 왕비와 바사잌 왕은 사랑하는 딸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선물하였다.

부모님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게 된 승만 공주는 부처님을 뵙고
찬탄공양하며 진리에 들었다.   

승만공주와 승만경.

저는 오늘부터 화를 내지도
번뇌·집착하지도 않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왕궁에는 왕족 출신의 여자, 바라문 출신의 여자, 장자 계급 출신의 여자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들에게 주권을 행사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화내지 않고 번뇌하지도 않겠습니다. 이런저런 소리를 전해들어도 집착하지도 않고 화도 내지 않으며 본성을 잃지 않고 고집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문·바라문을 비롯하여 가난하고 고독한 이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도록 하겠습니다. 질투심을 없애고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바라며 공경, 존경, 예배 공양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삼보에 귀의 오계수지
부처님의 설법을 다 들은 말리카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며 평생 우바이로 살아갈 것을 맹세하고 오계를 수지했다. 이후 말리카는 평생 신심 깊은 우바이로서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성심 성의껏 받들어 모셨다.

남편 바사잌 왕도 부처님께 귀의 선정을 베풀도록
말리카 왕비는 최고 권력자인 왕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자만할 수도 있었다. 또한 주위의 모든 환경과 감정을 동요시키는 일, 자신의 신분과 외모 등이 그녀를 열등감으로 괴롭히는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여인으로서의 삶을 발견한 말리카는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모두에게 자비심을 베풀고 매사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갔다.
한 나라의 왕비인 만큼 말리카의 총명하고도 현명한 처사는 남편 바사잌 왕에게도 영향을 미쳐 선정으로 이어지게 했다. 한때 바사익 왕은 간신들의 잘못된 충고를 받아들여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자 대 희생제를 하고자 했는데 말리카는 왕의 어리석은 행동을 깨우치게 하여 부처님께 인도했다. 이때 목숨을 구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생명의 어머니’, ‘생명의 은인’이라 칭송하였다.

국정으로 바쁜 바사잌 왕에게
    부처님의 설법을 전하다

바사잌 왕도 말리카 못지않게 신심 깊은 우바새였으나 국정으로 바빠 부처님을 자주 찾아 뵐 수가 없었다. 이런 왕을 위해 말리카는 자신이 불법을 배워 틈나는 대로왕에게 알려드릴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많은 비빈들에게도 부처님의 법문을 듣게 하고 부처님께 들은 법문을 잘기억했다가 왕에게 전하도록 하였다. 그 옛날 말리 화원에서 한 사문에게 점심 도시락을 공양 올린 공덕으로 왕비가 되어 그 사문 즉 부처님을 다시 뵙고 그 가르침을 통하여 한 여인에서 나아가 한 나라의 왕비로서 지혜와 자비로써 모든 백성들을 사랑하므로 평생 왕과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들은 진정 애통해하고 사랑하고 존경하였다.


 세상에서 제일 자식을 사랑한 부모
이와 같이 부처님의 법을 만나 밝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 말리카 왕비와 바사잌 왕은 자기들이 부처님 법 만남을 너무나 감사히 여기며 북인도 아유사국 우칭왕에게 시집간 사랑하는 딸 승만 공주에게도 부처님을 만나게 이끌어주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게 된 효성 지극한 승만 공주는 간절하게 기원하였다. 마침내 북인도 아유사국 궁전의 허공에 떠계신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을 찬탄 공양하며, 진리에 들었다.
승만 부인은 세계 종교사에 유래를 찾기 힘든 여성에 의한 경전인 승만경을 설하고, 부처님께서 이를 증명하시어 승만경이 이 세상에 탄생하였다.
사랑하는 딸에게 세상사람들이 좋아하는 금은보화를 선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선물 보낸 말리 왕비와 바사잌 왕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이다. 또한 승만 부인 또한 간절한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 진리의 세계, 해탈의 세계, 열반의 세계에 들었으니 이 세상에서 제일 효도한 자식이다.

말리카 왕비와 바사잌 왕.

 바사잌 왕의 다이어트
부처님이 사밧티에서 교화 설법하실 때의 일이었다. ‘바사잌’ 왕은 귀로 아름다운 소리를 찾고, 코로 맛 나는 향기를 탐내고, 입으로 오미(五味)를 마음대로 하며, 몸으로는 항상 미인과 즐기기를 좋아했다.
그는 항상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배가 불러도 늘 부족함을 느꼈다. 먹고 또 먹어서 뚱뚱해졌다. 살이 너무 쪄서 마침내 수레를 타기도 힘이 들고, 앉고 서거나 눕는 데도 자유롭지 않아 잠도 편히 잘 수 없었다.
왕은 괴로움을 참지 못해 생각 끝에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거가(車駕)를 준비시켜 부처님을 찾아뵈었다. 뚱뚱한 몸을 시자들에게 부축 받아 겨우 인사를 드린 뒤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 저는 요사이 아무래도 몸이 가볍지 않기 때문에 마음대로 찾아와 문안도 드리지 못했으나 이제 부처님의 건강하신 법체를 뵈오니 매우 기쁩니다. 과연 저는 무슨 과보로 이와 같이 뚱뚱하게 살이 찌는 것입니까? 너무 괴롭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숨이 차 헐떡이며 말하는 왕을 보고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사람이 살이 찌는 것은 다섯 가지 원인이 있으니, 첫째 과식하는 것, 둘째 수면을 탐내는 것, 셋째 마음을 괴롭히지 않는 것, 넷째 즐거움을 탐내는 것, 다섯째 일이 없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일 때문에 몸이 비대해지는 것이니, 만약 비대해지지 않으려거든 음식을 줄이고 일을 부지런히 하면 반드시 살이 빠질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신 다음,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먹는 것을 덜고 부족함을 원하라.
그러면 자연 고통도 없어져서
몸은 한결 가볍고 수명은 길어지리라.
명심하라, 사람들이여. 잊지 말라.”

왕은 이 게송을 듣고서 기쁨을 참지 못해 즉각 ‘신하’를 불러,
“너는 지금 부처님의 게송을 잘 외워두고서 나에게 식사를 준비할 때마다 반드시 한 번 이 게송을 불러 달라.”고 명했다.
왕은 궁으로 돌아온 다음부터 식사 때마다 그 게송을 들으면서 매일 한 숟가락씩 음식의 양을 줄였다. 이렇게 줄이는 데 따라서 자연히 그의 몸도 가벼워질 뿐 아니라, 예전과 같이 살이 빠지자 몸과 마음이 함께 편안해졌다.
왕은 이 기쁨을 부처님께 고하고자 부처님의 처소로 찾아가서 참배를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자리를 권한 다음 물으셨다.
“대왕은 수레고 말이고 다 자유로이 쓸 수 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걸어왔습니까?”
“부처님!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에 따라서 그와 같이 지켰기 때문에 지금은 몸이 가볍고 마음도 편안하여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 힘으로 걸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수레도 말도 타지 않고 왔습니다. 이것은 오직 부처님의 신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왕이여! 세상사람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욕정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죽으면 정신은 사라지고, 그 몸은 해골이 되어 무덤에 남는 것이오. 그런데 사람들은 정신을 기르는 데 힘쓰지 않고, 다만 그 육체만을 기를 뿐이오.”
바사잌 왕은 거듭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서 흔연히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었다.

※ 위 내용은 불교시대사가 출간한 ‘붓다 콘서트’라는 책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신흥사길 17-34      순례문의 : 031-357-2695, 3916

[불교신문3336호/2017년10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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