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자 2000여 명 동참, “이고득락 큰 기쁨 나눠”

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시민과 불자 등 2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봉행됐다.

서울 진관사(주지 계호스님)와 사단법인 진관사국행수륙재보존회(이사장 계호스님)는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2017 진관사국행수륙재 칠재(七齋)’를 원만히 마쳤다. 나라에서 거행한 의식이기에 국행(國行)이란 명칭이 들어간 것이다.

태조가 조선을 세운 후 선대 왕실 조상을 비롯해 전란과 기근 속에 숨져간 민초(民草)들까지 차별없이 천도하고, 백성의 평안과 국운융창을 기원하기 위해 봉행한 데서 비롯된 수륙재이다.

첫날 낮재와 이튿날 밤재로 나눠 진행된 이번 칠재는 지난 8월27일 입재 이후 일주일마다 봉행한 재(齋)를 회향하며 대미를 장엄했다. 특히 주말을 맞아 진관사를 방문한 불자와 신도는 물론 북한산 산행에 나선 등산객까지 함께해 수륙재의 참뜻을 널리 알렸다.

이번 국행수륙재는 첫날 진관사 스님과 신도들이 연(輦)을 들고 일주문 밖에서 영가를 맞이하는 시련(侍輦연)의식으로 막이 올랐다. 이어 대령(對靈), 관욕(灌浴), 신중작법(神衆作法), 괘불이운(掛佛移運), 영산작법(靈山作法), 법문(法門)으로 여법하게 진행됐다.

낮재가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재라면, 밤재는 생명 있는 존재는 물론 생명 없는 존재까지 공덕이 미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낮재와 달리 단(壇)을 차리는데, 상단에는 일체 불보살 성중, 중단에는 삼장보살과 권속, 하단에는 일체 외로운 영혼을 청해 시식(施食)을 했다. 이와함께 오로단(五路壇), 사자단(使者壇), 용왕단(龍王壇), 마구단(馬廐壇)을 차려 빠짐없이 공양을 올렸다.

밤재는 수륙연기(水陸緣起),사자단, 오로단, 상단소청(所請), 중단소청, 하단소청, 상단권공(勸供), 중단권공(勸供), 하단시식(施食)에 이어 봉송회향(奉送回向)으로 회향했다.

국행수륙재의 대단원을 장식한 봉송회향은 재를 마친 스님과 대중 등 모은 참석자가 일체 불보살 성중과 외로운 영가를 사찰 밖으로 모셔 배웅하는 의식이다.

이번 진관사국행수륙재 재주(齋主)는 계호스님(진관사 주지), 어장(魚丈)은 동희스님, 어산(魚山)은 동환ㆍ법해ㆍ진성ㆍ법밀ㆍ일구ㆍ지훈ㆍ혜원ㆍ효상ㆍ서원ㆍ나경ㆍ덕현ㆍ무진ㆍ선우ㆍ덕원 스님이 소임을 맡았다.

진관사는 국행수륙재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회향하기 위해 3백포의 쌀을 공익기부법인 아름다운동행과 서울 은평구청에 전달하는 자비 나눔을 실천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총무원 문화부장 정현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수륙재는 소중한 전통의 불교문화이자 대화합의 장으로 의례와 작법, 설단과 장엄, 범패와 음악까지 불교의 각종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면서 “진관사 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불교의례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밖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김정남 국립무형유산원장 직무대리, 김우형 은평구청장이 진관사국행수륙재 축하 메시지를 전해왔다.

진관사국행수륙재보존회 이사장 계호스님은 “외롭고 슬픈 영가들은 부처님의 큰 자비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제도하기 어렵다”면서 “일체의 모든 존재들과 소통하고 화합해 세계의 안정을 이루고 이고득락(離苦得樂)의 큰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불교의 공동체적 가치관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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