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집회 참가자들 비상식적 행위에 비판여론 확산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호성스님
“불자로서 기본자세가 안 돼 있다”

중앙종회의원 정오스님
“이런 행태가 신심 떨어트리는 적폐행위”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도저히 불자로서 할 수 없는 훼불행위”

윤기중 포교사단장
“주장은 할 수 있지만 폭력은 안 돼”

‘적폐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종단의 체제와 질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부 세력이 보신각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조계사를 향해 계란을 투척한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선거법을 태우는 훼불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부처님 도량을 훼손하는 행태까지 서슴지 않아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조계사는 한국불교 대표 도량이라는 점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호성스님은 “우리를 향해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청정승가공동체를 구현하겠다는 사람들이 도리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 불자로서 기본자세가 안 돼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불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우려하고 있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데,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원 정오스님도 “이러한 행태 자체가 불자들 신심을 떨어트리는 적폐인줄 모르고 (종단과 한국불교를 향해) 적폐를 외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다시는 되풀이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오스님은 “문제가 있다면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탁마’를 통해 서로 고치고 발전시켜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의 비상식적이고 비불교적인 행위로 불자들이 신심을 잃고 불교에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재가 불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사찰은 부처님을 모신 도량인데 도저히 불자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이다. 훼불행위나 다름없다”면서 “집회가 폭력적으로 변질된다면 주장하는 바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기중 조계종 포교사단장도 “계란을 사찰에 던지는 행위는 불자라고 하기 어렵다”며 “주장은 할 수 있지만 집회가 폭력으로 변질된 것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계사 측은 “변호사와 논의해 대응을 검토”하는 등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

조계사 측은 “처음부터 의도했던 일이라 생각된다. 준비된 훼불행위를 벌인 것이기 때문에 불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조계사를 찾는 외국인이나 이웃 종교인들도 합장하고 머리를 숙이는데, 불자라는 사람들이 부처님 도량을 향해 계란을 투척한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또 “적폐를 외치지만 스스로의 모습이 적폐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계사 측은 “오는 11일 집회 허가가 나지 않아 조계사에 들어와 집회를 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 부처님 도량에 훼불행위를 한 이들을 절대로 도량에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마친 적폐청산시민연대 참가자들이 조계사 일주문을 거쳐 우정총국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던 도중 발생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돌연 조계사 일주문을 향해 계란 4~5개를 던졌다. 이들이 던진 계란으로 스님과 종무원들이 맞았고, 조계사 일주문 곳곳이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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