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모든 법성을 통달한다면 
있고 없고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세상을 구제하려 부지런히 수행하나니, 
이를 부처님 입으로 난 참 불자라 하느니라
(若能通達諸法性 於有於無心不動 爲欲救世勤修行 此佛口生眞佛子). 
- <화엄경> 십지품 중에서


언제부턴가 ‘참 나를 찾아서’라는 불교 슬로건을 자주 접하게 된다.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행활동에 타이틀로 붙는 문구다. 이 문구를 볼 때마다 ‘참 나’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자못 궁금하였다. 우리가 말하는 ‘참 나’라는 말을 인정하면 모든 경전과 논서에 그토록 경계했던 상견(常見)인 아상(我相)에 빠지기 십상이고, ‘참 나’라는 것이 없다면 단견(短見)인 허무에 빠지기 십상이다. 진정한 나란 것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기독교의 영혼설과도 맥이 닿아 있어 영원불변의 내가 따로 있는 것으로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불자라면 논증 불가능한 관념에 사로잡힐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살펴볼 일이다. 특히나 수행자라면 온갖 고통과 번뇌를 불러오는 악업을 멀리하고 선업을 증장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게 참 불자의 수행이자 세상을 구제하는 방법일 것이다.

[불교신문3335호/2017년10월4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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