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사, 베트남 가족 초청 불교문화체험…바다 여행

군포 정각사가 초청한 베트남 이주민 가족들이 지난 24일 화성 신흥사에서 불교문화체험 시간을 갖고 있다

“어릴 때 할머니 손잡고 절에 갔던 기억이 나요. 오늘 큰 절에 오니까 할머니 생각이 나요. 많이 보고 싶어요.” 베트남 이주여성 이주미(베트남명 흐엉, 26세) 씨가 한국에 온 것은 7년 전. 19살 나이에 한국에 와 어느 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가족 여행을 함께 갈 기회가 있다는 말에 무작정 두 아이와 왔다”는 흐엉 씨는 “큰 절에 오니 너무 좋다. 할머니를 모시고 오고 싶지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4일, 화성 신흥사(주지 성일스님)에 베트남 이주민 가족 70여 명이 모였다. 군포 정각사(주지 정엄스님)가 군포시에 거주하는 이주민 가족을 초청해 이뤄진 문화체험 행사다. 이날 행사는 컵등만들기 체험과 부처님교화공원 순례의 시간을 가진데 이어 대부도 탄도공원에서 바닷가 여행으로 진행됐다.

신흥사에 도착한 이들은 부처님교화공원에 대한 영상을 본 후 불교문화체험의 일환으로 컵등 만들기를 했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왔다는 유세찬(방정초 3년) 군은 “작년부터 정각사 어린이법회에 다니고 있는데, 너무 재밌다”며 “친구들도 많이 와서 더 좋다”고 말했다.

이선미(베트남명 티옷, 30세)는 “베트남에서 자주 절에 갔다. 한국과 베트남은 부처님은 같지만 기도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며 “한국불교는 기도만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내용을 갖고 있다. 등 만드는 것도 쉬우면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티옷 씨의 이날 외출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결혼 10년차를 맞아 어머니를 한국에 초청, 함께 나들이를 온 것. 처음 한국에 왔다는 어머니 장대이느(66세) 씨는 연등만들기 체험시간 내내 부처님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 “손자를 낳고 잘 사는 모습을 보니 좋다. 오늘 특히 절에 와서 더욱 기쁘다. 부처님께 모두 잘 되라고 기도를 했다”는 장대이느 씨는 “한국 사찰이 커서 놀랬다. 베트남 사찰도 이런 시설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신흥사 부처님교화공원을 순례하는 참가자들

이어 참석자들은 교화공원 순례에 나섰다. 부처님 경전을 결집하는 성상, 어린 라훌라를 교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별한 추억’을 함께 했다. 베트남인 부인과 아이를 데리고 온 이정배 씨는 “집안이 불교라서 가끔 가족과 함께 절에 간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정각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은 추석을 앞두고 이주민 가정에게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정각사는 또 지역 경로당과 독거노인을 위해 추석용품을 전달하는 한편 27일에는 군포시 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전체를 초청해 상품권을 전달하고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부처님교화공원 순례를 마친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다. 다음 여행지는 서해 제부도 바닷가다. 주지 정엄스님은 “크고 작고, 붉고 푸른 모든 꽃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만발하는 모습이 곧 화엄의 세계다.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자기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손을 잡아주는 이웃이 필요하다”며 “오늘 여행에서 느낀 행복한 마음으로 추석 명절을 보내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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