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유물 600여점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위탁

광주 무등산 원효사 전경

서울 동국대 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에 흩어져 있던 광주 원효사 성보문화재가 40여 년간의 유랑생활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광주 무등산 원효사(주지 해중스님)는 지난 8월 21일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던 원효사 유물 12건, 34점을 송광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전했다. 이어 9월4, 5일 양일간 국립광주박물관에 소장된 150여 점 등 총 600여 점의 원효사 성보문화재를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임시 위탁했다.

이번에 돌려받은 원효사 성보문화재는 금동불상과 소조불상, 청동거울 등 성보문화재로 1980년 대웅전 복원불사를 위한 기단 정지작업을 하던 중에 출토됐다. 당시 국립광주박물관은 긴급 발굴조사를 실시했고 조사과정에서 100여 점이 넘는 흙으로 빚은 불상과 10여 점의 금동불, 그리고 다수의 기와와 청자, 백자, 구리거울(銅鏡) 등 수백 점의 유물을 출토했다. 이때 출토된 유물을 근거로 원효사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고려, 조선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성보문화재 가운데 32점이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됐다.

원효사 성보문화재는 발굴조사를 했던 광주국립박물관에 위탁 보관됐다. 그 후 80년대 초반, 동국대 박물관의 대여 요청으로 원효사 유물 일부를 동국대 박물관으로 이전했으며 이번에 모두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원효사 주지 부임과 함께 성보문화재 환수불사를 추진한 해중스님은 “원효사에 천불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유물조사를 마치고 첨단기술을 이용해 3D모형으로 금동 불상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중스님은 “성보문화재는 문화재이기에 앞서 수행을 위한 신앙의 귀의처”라며 “빠른 시일내에 성보전시관을 마련해 원효사 성보는 원효사에서 친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광사 성보박물관과 원효사는 환수한 성보문화재를 촬영, 실측 조사해 유물대장을 작성하고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금동여래입상.
소조불상의 불두.
쌍용과 구름무늬가 있는 동경.

 

■ 원효사 발굴 주요유물

 

⓵소조 불두(塑造佛頭)와 소조상

소조불(塑造佛)은 진흙으로 빚은 불상으로 원효사 출토 소조불은 높이 27㎝내외의 크기로 보통 천불전 등에 봉안되는 불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략 5가지 유형의 유형으로 분류되는 원효사 소조불상의 제작연대는 고려시대로 여러 개의 불상틀을 활용하여 동시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소조불상 중에는 얼굴과 몸에 도금과 채색한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조성 당시 불상의 잠엄한 아름다움을 유추해볼 수 있다

불두는 대부분 손상이 심해 겨우 얼굴의 윤곽을 알 수 있지만 그 중에는 자비로운 미소와 부드러운 얼굴선을 가진 완벽한 것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소형 소조불상은 북한의 평남 원오리와 충남 보령 성주사지 등에서 확인된바 있다.

이외에도 불상의 대좌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동물형상의 소조상도 확인되고 있다.

 

⓶금동불상군

10여구가 출토된 금동불상은 대부분 서있는 입상(立像)으로 높이 3.5㎝에서 13㎝가량으로 수인은 대부분 오른 손을 올리고 왼손을 내린 시무외여원인을 하고 있다. 이 중 보살상은 합장인을 하고 있으며, 동자상 혹은 비구상으로 보이는 입상은 바라를 지물로 가지고 있어 매우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금동불 입상 외에 높이 23㎝에 달하는 금동 불두(佛頭)가 있는데 실제 불상이 남아 있다면 높이 70㎝가 넘은 중대형 금동불상으로 추정된다.

 

⓷동경(銅鏡)

구리거울은 모두 2점이 출토됐다. 쌍용이 태극문양의 여의주를 다투는 운룡문(雲龍文) 동경은 지름 23㎝이며, 아무런 문양이 없는 동경은 지름이 17㎝에 달한다.

 

⓸기와류

건물의 지붕을 덮는 기와류는 폐사지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유물인 동시에 사찰의 이름이나 중수연대를 파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원효사에서 출토된 이러한 기와류는 통일신라부터 조선후기까지 다양하게 확인되는데, 이 중에는 ‘원효사(元曉寺)’명문 기와가 있어 이곳이 원효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⓹기타

앞서 언급한 유물외에도 원효사 발굴조사에서는 다량의 청자와 분적사기, 백자로 된 그릇과 병 등이 출토되었으며, 철로 만든 가위와 함께, 돌로 만든 석불의 흔적과 소조불의 머리카락인 나발도 다수도 확인되어 과거 원효사의 가람 규모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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