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지난 17일 오전 11시에 밀양 표충사 대광전에서 ‘표충사 서첩 서간첩 출간 고불식’을 거행했다. 사진제공=동국대 불교학술원

표충사 소장 사명대사 자료 역주서 출간을 맞아 고불식이 봉행됐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원장 정승석)은 지난 17일 오전 11시에 밀양 표충사(주지 법기스님) 대광전에서 ‘표충사 서첩 서간첩 출간 고불식’을 거행했다.

이날 고불식에는 동국대 이사 법산스님, 표충사 주지 법기스님, 정승석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이철헌 동국대 교수, 박형수 동국대 부설 홍제중 교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또한 한상길, 김종진, 이재수, 최동순, 오경후 불교학술원 교수 등 실무자들도 함께 했다.

고불식은 명종5타 및 개회선언, 삼귀의례, 사명대사 찬가 및 축가(밀양불교합창단), 내빈 소개, 불교학술원장 및 교수진 인사, 봉정식 봉행, 태국 스님 기도문, 주지스님 인사말, 내빈 축사,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동국대 이사 법산스님이 고불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동국대 이사 법산스님은 “사명당 유정스님이 일본에 갈 때 이를 격려한 사대부들의 시와, 유정스님의 5대 법손(法孫)인 남붕스님이 사명대사를 현창하는 사업을 할 때 사대부들이 보낸 추모의 시, 편지글을 이번에 모았다”면서 “호국성지 제향사찰인 표충사와 사명대사의 위상을 잘 드러내게 되어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표충사 주지 법기스님은 “사명대사 제향사찰에서 관련된 문헌을 출판하고 고불식을 거행하게 된 것에 대해 동국대, 표충사 사부대중, 밀양유림회, 밀양 시민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표충사 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자료를 사부대중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인사했다.

사명대사 시첩과 서간첩 발간을 책임진 정승석 동국대 불교학술원장은 “지난 2년간 표충사의 불교고문헌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고해상도로 촬영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면서 “이 사업의 일환으로 사명대사와 관련 있는 시첩과 서간첩을 발간했는데, 초서로 된 서간첩은 사명당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처음 접하는 것으로 연구에 있어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양 표충사 주지 법기스님과 정승석 동국대 불교학술원장이 표충사 서첩과 서간첩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상길 불교학술원 교수는 “지난 2년간 약 250여권의 표충사 불교문헌을 촬영하고 정리 중에 있는데, 이번에 간행된 시첩과 서간첩은 국보로 신청할 것을 당부 드린다”면서 “표충사 불교문헌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집 간행도 필요한데, 주지 스님을 비롯한 표충사 대중의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동국대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사업’을 진행해 왔다. 사찰 소장 불교 자료를 집성, 촬영해 제공하는 신집성문헌 편찬 사업이 그 일환이다. 이번에 발간된 표충사의 시첩과 서간첩을 번역해 두 권의 책으로 발간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표충사와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지난 2015년 9월 ‘표충사 소장 고문헌조사 업무 협약식’을 체결해 전체 256건의 고문헌과 문서에 대한 구축사업을 전개했다.

그 가운데 사명대사 호국 활동에 관한 서간첩과 시첩, 14책은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18세기 중엽 표충사는 사찰 중건과 더불어 사명대사 유고집인 <분충서난록(奮忠紓難錄)>을 발간하고 표충사송운대사영당비를 건립했다.

고불식에 참석한 사부대중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같은 대작불사를 이끈 인물이 사명대사 5세손인 태허남붕(太虛南鵬, ?~1777) 스님이다. 남붕스님은 사명대사의 유고(遺稿)를 들고 영의정송인명 등 당대 고위관료와 저명인사 160명에게 164수의 시를 받았다. 이 시를 모아 간행한 것이 <표충사제영록(表忠寺題詠錄)>이다. <표충사제영록>을 간행에 책으로 묶은 것이 <표충사제영(表忠祠題詠)>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간독(簡牘)>(전6책) 이란 이름으로 100여 명의 편지를 묶은 서첩을 새로 확인했다. 남붕스님이 <표충사제영록> 간행시 주요 인사 면담이 이뤄지지 못한 이후 도착한 시와 글을 모아 <간독>을 제책(製冊)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민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명대사의 위대함은 이미 18세기 중엽부터 널리 선양되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는 표충사를 중건하고 호국불교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남붕대사 등의 노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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