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 말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풀며 사세요

 

부처님도 수없이 많은 세상서
수없이 많은 복 짓고 오신 분 
생전예수재 공덕만도 열 가지 
삼라만상은 모두 공경의 대상
‘망고나무도 부처님’이라 생각
음성공양 차공양 설거지 …
복은 마음으로 몸으로 물질로
얼마든지 짓고 베풀 수 있어 

혜총스님은 지난 4일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열린 백중지장기도 및 생전예수재 막재에서 법문을 했다. 스님은 “부처님께서도 수 없이 복을 많이 지으셨기 때문에 마군의 항복을 받고 위없는 도를 이루었다고 말씀하셨다”며 불자들에게 ‘복 받기에 앞서 먼저 지을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스님)는 지난 7월12일부터 9월8일까지 백중지장기도 및 생전예수재를 봉행했다. (재)대각회 이사장 혜총스님은 지난 4일 사부대중 5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거행된 막재법회에서 법문을 통해 “복을 받으려면 먼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복이 없음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생겨야 복을 짓게 된다”고 설했다. 조계종 제5대 포교원장, 해인사승가대학 총동문회장,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 등을 역임한 혜총스님은 현재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재단법인 대각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법문 내용을 요약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생전예수재를 모시는 공덕에 대해 설하셨습니다. 봄에 뿌리는 한 알의 씨앗이 가을에 천만 개의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예수재를 지내는 것에 대해 부처님은 열 가지 공덕이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첫째, 가난과 어려움을 면하게 됩니다. 둘째, 전생과 내생의 죄업이 소멸됩니다. 셋째, 선망부모가 모두 왕생극락합니다. 넷째, 재산이 풍부해지고 권속이 많아집니다. 다섯째, 무병장수를 누립니다. 여섯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일곱째, 원하는 대로 모두 소원이 성취됩니다. 여덟째, 지(知)와 명예가 사방에 뻗칩니다. 아홉째, 깨달음을 얻게 되어 수시로 명부사자와 염라대왕을 친견합니다. 열째, 생전과 사후에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옹호합니다. 

이처럼 열 가지 공덕을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법회에 동참하신 불자 여러분, 앞서 생전예수재를 지내는 것은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곡식을 걷어 들이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세세생생을 써도 써도 남는 복을 짓는 것이 생전예수재이고, 7월 백중을 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회에 동참하신 여러분은 선망부모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영가를 천도하고 가족을 복되게 하는 공덕을 지었습니다. 그것이 생전예수재이고 7월 백중임을 알아야 합니다.

절에 오는 일반인이나 불자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누구나 복 받기를 원합니다. 복을 싫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누리고자 하는 복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오욕락(五欲樂)’ 이라고도 합니다. 먼저 재물이 풍족해서 잘 사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 이름을 사방에 드날리는 명예를 얻는 것, 자고 싶을 때 잠자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이 다섯 가지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가끔 명상에 들어 깊이 들여다봐야 됩니다. 관조해야 됩니다. 반야심경에 관자재보살에 관한 것이 나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기안에 있는 마음, 자기가 하고 있는 말,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동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명상에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욕락 다섯 가지는 자신이 사는데 보탬이 되는지는 모르지만은 과하면 화를 부르는 근본이 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인도에 가면 망고나무가 있습니다. 너무나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나무입니다. 부처님도 맛있게 드셨던 망고입니다. (제가) 처음 인도에 갔을 때, 산이고, 들이고, 잔디를 잘 가꾼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짐승이 많아 풀이 자라기 전에 계속 뜯어 먹어 마치 잔디를 잘 가꾼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험한 땅에 망고 씨가 떨어져 싹을 틔웠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아름다리 나무가 되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나무가 울창해지니 더운 날에는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그 그늘에서 쉽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어 아름다움을 공양 올리고, 향기가 사방에 퍼져 향기를 공양 올리고, 꽃 안에 있는 꿀은 모든 존재들에게 맛있는 공양을 올립니다. 또 씨가 맺히면 부처님에게도 공양을 올립니다. 이렇게 망고나무는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공양을 올립니다. 인도에는 새가 많습니다. 새들은 짐승들을 피해 나무에서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망고나무는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장롱도 만들고, 책상도 만들고, 기둥도 만들고,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망고나무입니다.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 성장해서 꽃을 피우고, 과일을 맺고, 마지막에는 잘려서 집을 지을 수 있는 망고나무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뭇 생명들에게 보시하기 위해 망고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망고나무도 부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망고나무와 마찬가지로 불자님들의 부모님도 그러한 것입니다. 아내도, 남편도, 자식도, 형제도, 이웃도, 다 그런 망고나무와 같은 존재로 산다면 이 나라는 행복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복락이 모든 사람에게 다 오지를 않으니 이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복을 달라고 신에게 매달리고, 부처님께 기도를 합니다. 부처님은 복을 달라고 하지 말고, 지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복은 복을 받을 준비가 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것이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농부가 밭을 갈아 농사를 짓는 것처럼 복은 자기가 짓고 거두는 것입니다. 복이라는 것은 내가 씨앗을 뿌리고, 내가 가을에 추수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게 복을 지으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또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 계실 때 일입니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복 짓기를 권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복 받는 과보를 두려워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것은 그대들이 오늘의 복된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을 만들었기 때문이니 그것은 매우 사랑하고 좋아할만한 것이니라. 그것을 복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좋은 과보가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면 괴로움의 근본으로 근심과 괴로움은 이루다 말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 하는 것이다.” 

대중 여러분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부처님 일화를 계속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행자들이여 나는 기억합니다. 나는 과거에 칠겁이 지나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습니다. 또 칠겁 동안은 관음천에 태어났고, 칠겁 동안은 공범천에 태어나 대범천이 되어 대천세계를 통솔하였습니다. 또 36번이나 제석천왕이 되었고, 수 없는 세상에서 전륜성왕이 되었습니다.” 

법회에 동참하신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수도 없는 세상에서 좋은 일로 복을 지으셨다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부처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금생에 이르러서는 보리수 아래서 수행을 했는데, 그때 악마 파순이 수천수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나를 방해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복덕의 큰 힘으로 마군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모든 번뇌의 때가 사라져 더러움이 없어졌으며,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여 그대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복이 있으면 즐겁고, 복이 없으면 괴로우니, 금생과 내생이 즐겁고자 한다면 복을 지어야 합니다.”

법회에 동참하신 불자 여러분. 복은 마음으로 짓고, 몸으로 짓고, 물질로 짓는 겁니다. 마음으로 얼마든지 베풀 수 있고, 말로 얼마든지 베풀 수 있고, 몸으로 얼마든지 베풀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범어사에 들어오면서 휴지 조각 하나 줍는 것도 복입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합창단이 음성공양을 하는 것도 복이요, 차를 끓여 공양을 올리는 것도 복이요, 후원에서 설거지를 해주는 일도 복입니다. 이 모든 것이 복입니다. 또한 집에서 남편을 받드는 것, 아내를 받드는 것, 부모를 받드는 것, 자식을 잘 기르고, 형제간에 잘 지내는 것, 이웃을 사랑하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내가 가는 곳에서 다 복을 짓는 근본입니다. 삼라만상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복을 짓기 위해 태어났지 복을 받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복을 지으면 언젠가는 받고, 복을 까먹으면 언젠가는 나쁜 곳에 가는구나’를 아는 것이 불교의 인과응보법을 아는 것입니다. 

법회에 동참하신 불자 여러분. 복을 받으려면 먼저 복이 없음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복이 없으니 이렇게 괴롭구나, 복을 지어야지 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야 합니다. 복이 없음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생겨야 복을 짓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수없이 복을 많이 지으셨기 때문에 마군의 항복을 받고 위없는 도를 이루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복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요? 남보다 못하다고 불평하고, 낙담하기에 앞서 만족할 줄 알고, 매일 매일 감사하면서 착한 일을 닦고 베풀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급하지 말고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인연이 나타날 것이고, 그때 복을 받고 성불할 겁니다. 

오늘 범어사에서 봉행된 칠월백중 천도재와 정유년 윤달 생전예수재에 동참한 인연공덕으로 대한민국은 날로 번성하고, 부처님 법이 성장하고, 가정 가정마다 행복해지고, 조상 영가와 더불어 인연 있는 영가, 인연 없는 모든 영가들도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바라면서 법문을 마칩니다.

[불교신문3330호/2017년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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