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흠 충북파라미타 사무처장

연복흠 충북파라미타 사무처장

“문화재지킴이 활동의 목표 중에 하나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바로 알리는 것이다. 사찰의 전각이나 들판의 탑 등 단순한 돌로 만든 조형물에서 우리 선조들의 삶이 있는 문화재로 여길 때 비로소 소중하다고 느낀다.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체험하면서 청소년들이 불교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1997년부터 20여 년간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해온 연복흠 충북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사무처장을 지난 9일 만났다. 그는 충북파라미타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문화재지킴이 활동 외에 사회적기업 ‘충북문화유산지킴이’를 통해 지역에서 문화재 상시관리 및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복흠 처장은 고등학생 때 불교학생회를 시작으로 대불련, 청년회로 신행활동을 이어오면서 사찰과 폐사지 답사를 많이 했던 게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청소년, 청년기에 사찰을 다니면서 성보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1980년대 폐사지는 그야말로 잡초 속에 있었다. 답과 사찰 조형물들이 들판에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누가 저곳을 청소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문화재 지킴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파라미타 사무국장을 역임하던 997년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997년은 ‘문화유산의 해’였는데 충북파라미타 발대식과 문화재 애호단 발대식을 같이 했다. 300여 명의 청소년과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했는데, 이후 충북파라미타의 중심사업이 됐다”고 한다. 좀 더 체계적으로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기 위해 그는 사회적기업인 ‘충북문화유산지킴이’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충청지역의 문화재지킴이 교육과 간단한 문화재 수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감수성 예민한 10대 학생들에게
소중한 문화유산 가치 가르쳐줘
계산리 오층석탑 등 폐사지 청소
불교문화와 가까워지는 계기마련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문화재도 관리도 한다. 폐사지 주위의 환경정화활동을 중점으로 하는데, 청주 계산리 오층석탑, 비중리 불상, 오창 마애불상 정화활동이 대표적이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문화유산을 청소하고 가꾸면서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소중함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다보면 참가자들이 전통문화와 불교문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우리 문화유산이 그저 옛 사람들의 쓰던 물건이나 지나간 시절의 흔적으로만 여겼다면 지킴이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잘 가꿔 전해줘야 할 자산으로 애착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불교포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들 가운데는 불자가 많지 않다보니, 사찰에 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통해 사찰이나 폐사지를 방문한 것을 색다른 경험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문화재 70~80%가 불교문화재이기 때문에 활동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불교성보를 접하게 되고, 역사 문화적 가치도 깨닫게 된다”며 “불교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청소년들도 부담 없이 불교에 다가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충북파라미타 회원들이 지난여름 홍수로 피해를 입은 청주 상당산성에서 봉사하는 모습.

그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종단은 물론 문화재청도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라미타가 매년 여름방학에 개최하는 전국연합캠프를 봐도 1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사찰을 순례하며 불교성보를 가깝게 접하는 좋은 기회다. 연 처장은 “파라미타 전국연합캠프와 문화재지킴이 한마당처럼 청소년들이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자리가 더 확대되길 바란다”며 “청소년 포교의 새로운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불교신문 3330호/ 2017년 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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