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현안에 대한 입장 피력 "교단 분열과 갈등이 불자 감소 원인"

설정스님은 “수행자에게는 작은 허물도 허물”이라며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참회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은 진실 앞에서 의연했다.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수행자에게는 작은 허물도 허물”이라며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참회했다.

8일 예산 수덕사 취송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학력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학교 부설 방송통신대 졸업을 사실을 알렸다. 졸업증명서 진본과 수학 당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이유 여하 떠나 수행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수행자다운 진솔한 면모를 보인 설정스님은 “모든게 나의 부족함이자 불찰”이라고 고백했다.

설정스님이 대학을 졸업한 1976년 당시 스님들은 대학을 졸업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외전 보다 내전을 중시했고 스님들이 사찰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설정스님은 짧은 기간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하고 서울대가 부설로 운영한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입학했다.

은사 원담스님을 비롯한 사중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사찰 살림도 빠듯하던 시절이어서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이른 바 ‘알바’로 모든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 2년 과정을 마쳤다. 설정스님은 “사찰도 경제적 자립이 굉장히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대학을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회 주어진다면 성실히 나설 것…
생애 마지막 불사 각오로 임하겠다“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의 유력후보로 거론돼온 설정스님은 출마 의지도 내비쳤다.

설정스님은 이날 “불교를 중흥시키고 종단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소임을 외면하지 않고 성실히 그 길에 나서고자 한다”며 사실상 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일각에서 떠돌고 있는 도중 낙마설이 낭설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종헌과 종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종도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의지를 표현했다.

생애 마지막 불사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설정스님은 “60여년 동안 수행과 종단 소임에 매진해 왔다. 시간을 허비하며 살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사부대중에게 존경받고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는 교단을 만드는데 저를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단체 등이 적폐청산을 주장하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설정스님은 “불교에서 적폐는 반승가적이고 반불교적인 것”이라며 “모든 문제는 종헌종법의 절차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자가 300만명이 감소했다고 하는데 원인은 교단의 분열과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나가서 아버지,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설정스님은 “교단의 모든 사부대중이 나의 식구이고 자산이다. 한분 한분 소중하다. 이런 바탕에서 모든 것을 생각한다면 내편, 네편을 나눌 이유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 학력 관련 "대중에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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