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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차마고도’ 제작진이 담아낸 열여섯 히말라야 소녀의 삶
오는 9월7일부터 방영 예정인 KBS 다큐 '순례'.

흐르는 강물조차 얼어붙은 영하 30도,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인도 라다크 깍아 지르는 협곡 사이로 외줄 하나에 온 몸을 의지한 채 순례 길을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우리 모두가 순례자”라는 글자 뒤로 이제까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압도적 모습의 대자연이 흐른다.

KBS가 오는 9월7일부터 4부작 UHD 다큐멘터리 ‘순례’(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를 선보인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순례의 길이고 우리 모두는 그 길을 걷는 순례자’라는 명제 아래 묵묵히 자신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가는 인간, 그리고 그 길을 영상에 담아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를 다룬 ‘차마고도’ 다큐멘터리 제작진을 비롯해 ‘도자기’, ‘색, 네 개의 욕망’ 제작진이 참여했다.

다큐 ‘순례’는 인도 최북단 라다크, 페루 안데스 산맥과 잉카문명, 세네갈 레트바 호수, 미국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등 4대륙, 지구 4분의1 바퀴에 걸친 전 여정을 최첨단 카메라와 특수촬영장비를 이용해 초고화질로 담아냈다. 최장 450일에 걸쳐 변화하는 개인의 삶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웅장한 대자연과 함께 프레임에 옮겼다.

1부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에서는 인도 최북단, 히말라야 산골 소녀 쏘남 왕모가 가난 때문에 출가의 길을 택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라다크 사람들은 8개월 이상 지속되는 영하 20도의 긴 겨울 때문에 1년에 한 번 밖에 농사를 짓지 못한다. 대부분 보리와 가축을 통해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열여섯 소녀, 쏘남 왕모에게도 부모와 다섯 형제, 양 20마리가 그녀 삶의 전부다.

KBS '순례'. 1부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9월7일 방송 예정).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세 명의 동생들은 도시에서 가정부와 수행자로 살아간다. 쏘남 왕모 역시 도시에서 가정부 일을 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양을 키우며 살아가지만, 가난 말고도 그녀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해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녀를 불안에 떨게 하는 존재는 언제 나타나 양들을 죽일지 모르는 야생동물 ‘설표’. 설표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쏘남 왕모는 매일 양들의 우리 옆에서 긴장과 두려움 속에 밤을 지샌다.

가난으로 인해 선택의 여지가 없던 쏘남 왕모는 다른 세 형제들처럼 출가의 길을 택한다. 그러나 출가 후 한 달도 채 안돼 떠난 순례길은 열여섯 소녀에게 가혹하기만 하다. 모든 강이 얼어붙는 1월, 해발 5200m 잘룽카포를 넘는 200여 명의 수행자 속에 열여섯 살의 어린 비구니 쏘남 왕모가 있다. 티베트 불교 드루크파의 수행 중 하나인 ‘패드 야트라(발의 여정)’ 순례자들 사이에서 쏘남 왕모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만다.

천혜의 자연 속을 뛰노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사이로 해맑게 웃는, 예쁜 옷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열여섯 소녀의 모습과 함께 “누나, 가지마”라고 말하는 어린 동생의 울먹임이 오버랩되며 긴 애잔함을 더한다.

제작진은 티베트 불교 드루크파의 수행 중 하나인 ‘패드 야트라’ 전 여정을 동행, 밀착 취재했다. 죽음의 고개라 불릴 정도로 강추위와 칼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서 순례자들을 앞서거나 뒷서며 다채로운 앵글과 화각으로 모든 순간을 생동감 있게 오롯이 담아냈다.

8일 방영되는 2부 ‘신의 눈물’에서는 페루 안데스 산맥으로 향하는 잉카의 후예들, 14일 3부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아프리카 세네갈 레트바 호수에서 소금을 캐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남자, 15일 4부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에서는 로키 산맥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극한 여정을 떠난 사람들을 조명한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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