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이 언제나 평안한 것은 근심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네.
뭇 사람들에게 근심이 있지만 내 행에는 근심이 없네
(我生已安 不於憂 衆人有憂 我行無憂).
- <법구경> 안녕품
‘한 세상 걱정 없이 살면 무슨 재미겠느냐’라는 유행가 가사가 생각나는 경구다. 나이를 웬만큼 먹고 나면, 근심이 근심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내 나이도 벌써 그럴 때가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남편 걱정, 자식 걱정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우리의 세월이기는 하다. 그 많은 걱정 가운데 세상 경험이 적은 젊은이의 걱정이 아무래도 제일 큰 것 같다. 직장 걱정, 결혼 걱정이다. 특히나 연애 걱정은 누구도 대신 할 길이 없으니 세월이 약인 셈이다. 그래서 짧은 위로의 시(도정 ‘함께 젖어 주리라’) 하나 올리고자 한다.
연애에 실패한 처녀가 울며 물었다
사랑이 왜 이리 힘든 걸까요
비 온 뒤 대나무 숲에는 가지 말아라
가거든 대나무는 흔들지 말아라
혹시나 대나무를 흔들어 옷이 홈빡 젖게 되거든
그 곁에서 함께 젖어 주리라.
[불교신문3323호/2017년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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