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캄마을에서 여성 주민들을 대상으로 씬 제작교육을 가진 뒤, 마을회관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로터스월드 라오스지부에서는 교육지원사업으로 마을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덕캄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여러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을 대표하는 마을교육운영위원회 운영위원들과 학교 교사들, 학생들은 자주 만나지만 다른 주민들은 마을의 공식적인 행사 때 이외에는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을교육운영위원회 운영위원들과의 회의에서 여성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부녀회 대표위원은 덕캄마을에 네 민족이 함께 살고 있지만, 각 민족별 여성들이 모두 다 함께 모일 기회는 별로 없어서, 여성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마을의 대부분의 여성들은 각 가정에서 베틀로 씬(라오 전통치마)을 만들 천을 짜서 시장에 팔고 그 돈으로 생계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3~4일을 꼬박 베틀 앞에 앉아 여러 무늬를 넣은 천을 짜서 버는 돈은 한화로 약 5000~6000원 정도입니다. 천의 가격은 원단의 질이 좋을수록 높게 책정되지만, 덕캄마을의 여성 주민들은 경제사정상 저렴한 실을 사용해 천을 짜기 때문에 많은 수익을 얻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민대상 교육은 덕캄마을 인근에 위치한 수공예 공방에서 강사들을 초빙해서 실을 염색하는 방법과 베 짜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는 시간을 5일간 가졌습니다.

나뭇잎이나 채소 등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다양한 색깔의 천연염색을 직접 해보면서 주민들은 자신이 배운 내용을 공책에 꼼꼼히 적으며 무척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업은 라오어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거나 놓친 부분은 민족별로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해 알려주기도 했는데, 예전에 마을주민들에게 부족이 많아서 서로 소통하는 데 불편하진 않은지 물어봤을 때, 왜 마을주민들이 웃으며 “보뺀냥(괜찮다, 전혀 문제가 없다)”이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도 같았습니다.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각종 게임과 친화활동을 하면서 아이처럼 박수치며 좋아하는 여성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이런 기회를 조금 더 일찍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을의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들을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불교신문3323호/2017년8월23일자] 

최선형 로터스월드 라오스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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