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현실 안에서 ‘갑질’과 ‘적폐’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된다. 정계에서 시작된 이 단어가 군부와 경찰, 재계는 물론 군소 단체들에 이르기까지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쌓여만 왔던 적폐, 절대 권력과 재력의 힘에 힘없는 소시민들은 알면서도 묵인할 수밖에 없었으며 묵묵히 당해야만 했던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에 군부에서 터져 나온 4성 장군과 그 가족의 공관병을 향한 갑질은 도를 넘었다. 군대에 간 수많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나라와 국민의 평안을 위해 입대를 했지 장군과 그 가족들의 종노릇이나 노예가 되기 위해 그 소중한 청춘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흔히 들어 왔던 이야기 중 하나가 부대마다 대장이 바뀌면 그 대장의 종교에 따라 병사들은 자신이 신앙하던 종교 활동을 못하고 대장이 신앙하는 종교를 강요받아야 했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사실로 들어났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만 있었지, 군대에는 없었던 것이다. 군부의 특수한 상황은 군대 생활의 문화를 폐쇄적으로 만들어 왔으며, 분단된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이 힘없는 병사들의 인권을 유린한 것이다. 

이렇게 각계에서 드러난 일련의 사실들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이런 인간 이하의 행위를 일삼는 사람이 우리나라 국방을 책임지는 4성 장군이라는 사실은 군간부의 현주소를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총수들은 또 어떤가. 세상은 빠르게 변해 가는데 권력과 재력의 힘으로 두꺼운 벽을 만들어 세상 밖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그들은 자기들이 쌓은 성 안에서 자멸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벽이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지혜로운 국민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그에 관한 수사가 철저한가, 합당한 벌이 주어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내외로 건강한 단체와 국가를 위해 더 이상 비겁한 방관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갑질과 적폐로 이룬 절대 권력과 재력은 부패하게 되는 것이 순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며, 승가의 일원도 열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엄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3322호/2017년8월19일자] 

진명스님 논설위원·시흥 법련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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