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표면 세균이 존재…상처부위 소독 신경써야

상처는 피부 손상의 방향에 따라 찰과상과 열상으로 나눌 수 있다. 찰과상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피부 표면의 수평방향으로 긁힌 상처를 말한다. 상처가 지저분하다면 흐르는 수돗물이나 멸균 생리식염수를 상처에 부어 혈액, 분비물과 불순물을 닦아낸다.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은 상처 표면에 작은 알갱이의 불순물이 붙어있거나 박혀있을 수 있는데, 상처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제거하지 않으면 상처가 아물고 나서 문신처럼 남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불순물이 씻겨나갔다면 베타딘 혹은 포비돈, 우리가 흔히 빨간약이라 부르는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2~3분을 기다려 상처를 말린 후, 상처연고를 바르고 폼 제재로 덮어준다.

과거에는 넘어져서 팔꿈치나 무릎이 까지면 빨간약이나 상처연고를 바르고 밴드 형태의 반창고를 덮어 상처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필연적으로 상처의 표면을 마르게 한다. 상처에서 분비된 혈액과 분비물이 굳어 딱지가 되는데 딱지 자체가 반창고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딱지를 떼지 않으면 상처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상처의 치유 과정을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상처를 소독하고 상처연고를 바른 후 흡수력이 좋은 폼 제재로 상처를 덮어주면, 상처에서 분비되는 혈액과 분비물이 폼 제재에 스며들어 상처에 딱지가 생기지 않고 흡수된 분비물로 인해 상처 자체에 촉촉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방법을 습윤 드레싱이라고 한다.

찰과상을 입은 지 얼마 안 된 시기에는 상처 분비물의 양이 많다. 따라서 면적이 넓고 다친 지 얼마 안 되었다면 하루에 한 번 소독하는 것이 좋다. 소독할 때 폼 제재에 묻어 나온 분비물의 양을 살펴보고, 삼출물의 양과 상처의 면적이 줄어들었다면 2~3일 간격으로 늘려도 된다. 하지만 피부 표면에는 정상적으로 세균이 존재하며 상처로 인해 피부라는 장벽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 이러한 세균이 상처 속으로 침투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게다가 여름에는 기온이 높은 데다 우리가 흘리는 땀이나 피지가 세균 번식을 돕기 때문에 상처가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소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찰과상이라도 한 번은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받는 것을 추천한다. 의료진은 단순히 소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정도를 평가하고 치유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회복이 더디거나 혹은 당뇨병이나 기타 면역저하를 동반하는 질환을 갖고 있다면 세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홍기용 동국대 일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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