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원로회의 55차 회의 직후 ‘종도에게 드리는 글’ 공포

"종단 안팎 혼란 양상 전개 우려
종도로서 종헌종법 준수해야

종단 질서 뒤흔드는 불순한 세력
어느 누구든 제재하고 질서 유지해야

선거 이용한 외부세력 확산 경계
종단 정체성·권위 위해 엄중 조치"

17일 오후 열린 제55차 원로회의에서 원로회의 의장 종하스님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계종 원로회의가 종헌종법에 따라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진행해 주길 당부하는 글을 발표했다.

원로회의(의장 종하스님)는 17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5차 원로회의 직후 ‘종도에게 드리는 글’을 원로회의 의원 일동 명의로 공포했다.

이날 원로회의는 “사회 곳곳에서 일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는 가운데 국가적 안보 위기와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어서 매우 엄중한 시절을 맞고 있다”면서 “우리 종단도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라는 큰 불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러한 때 수행자로서 본분사에 충실함으로써 세상의 귀감이 되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세계 종교로서의 위상을 곧추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자 종단 안팎으로 혼란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종단 집행부는 항상 주인의식과 여법함을 유지하고 종헌과 종법질서 준수에 모범을 보여서 내외로부터 과도한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원로회의는 불자들을 향해 “종단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종헌종법 질서를 누구보다 잘 지켜 행동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다싶게 집단 위력을 드러내고 사소한 형태라도 폭력행위를 조장하거나 직접 행한다면 오히려 목적한 바를 관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에 따라 법적 제재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로회의는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해 종단의 가치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떤 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원로회의는 “우리 종단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를 여법하게 출범시켜야 하는 종단 불사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불순한 세력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동원 가능한 제재와 법적수단으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로회의는 “선거라는 긴장이 완화되는 시기를 이용해 내부 문제를 외적인 힘을 빌어서까지 문제를 확산하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경계의 대상”이라며 “주장과 건의는 정당하고 여법해야 하는데, 이에 어긋난다면 종단은 마땅히 정체성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종단 소임자는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키고 종헌종법의 질서와 화합과 안정의 기반 위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며 “전 종도는 잘 헤아려서 매순간 원력을 점검하고 부질없는 낭비가 있는지 살펴서 불일증휘 법륜상전에 일로 정진하라”고 당부했다.

55차 원로회의…신임 전계대화상 성우스님 재추천 

제55차 원로회의 모습.

한편 이날 원로회의는 신임 전계대화상으로 성우스님을 만장일치로 재 추천 했다.

또 의장 및 부의장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하고, 원로의원 징계 시 원로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원로회의법 개정안을 성안해 종헌 및 원로회의법 개정을 중앙종회에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34대 집행부는 지난 시간에 대한 마무리에 임하고 있다”면서 “완수한 성과는 종단 미래의 씨앗이자 발판이 되고, 미흡한 면 역시 시행착오가 없도록 그 내용과 과정을 잘 격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모두는 곧 시행하게 되는 총무원장 선거의 여법한 진행이 중요한 받침이 될 것이라 여기고 있다”면서 “사부대중 모두의 바람대로 엄밀한 준법준수 아래 불필요한 과열이나 종법 위반이 없도록 엄중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원로 대종사의 정진과 지도력으로 총무원장 선거가 종단 안정 속에서 치러지고 이를 통해 종단 발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고견과 격려로 살펴 달라”고 밝혔다.

이날 55차 회의에는 원로회의 의장 종하스님을 비롯해 암도스님, 세민스님, 월탄스님, 인환스님, 정관스님, 근일스님, 지성스님, 대원스님, 성파스님, 성우스님, 원경스님, 무산스님, 성타스님, 법타스님, 철웅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원로회의가 공포한 종도에게 드리는 글 전문. 

종도에게 드리는 글

사회 곳곳에서 일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는 가운데 국가적 안보 위기와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어서 매우 엄중한 시절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도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라는 큰 불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수행자로서 본분사에 충실함으로써 세상의 귀감이 되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세계종교로서의 위상을 곧추세워야겠습니다.

근자 종단 안팎으로 혼란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종단 집행부는 항상 주인의식과 여법함을 유지하고 종헌과 종법질서 준수에 모범을 보여서 내외로부터 과도한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자들도 종단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종헌종법 질서를 누구보다도 잘 지켜서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다싶게 집단의 위력을 드러내고 사소한 형태라도 폭력행위를 조장하거나 직접 행한다면 오히려 목적한 바를 관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법적 제재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 종단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를 여법하게 출범시켜야 하는 종단불사를 이뤄내야 합니다. 제35대 총무원장선거에 즈음하여 종단의 가치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떠한 혼란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부추기는 불순한 세력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동원 가능한 제재와 법적수단으로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선거라는 긴장이 완화되는 시기를 이용해서 내부 문제를 외적인 힘을 빌어서까지 문제를 확산하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경계의 대상입니다. 주장과 건의는 정당하고 여법해야 합니다. 이에 어긋난다면 종단은 마땅히 정체성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종단의 소임자는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키고 종헌종법의 질서와 화합과 안정의 기반 위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진행해주길 바랍니다. 전 종도는 잘 헤아려서 매순간 원력을 점검하고 부질없는 낭비가 있는지 살펴서 불일증휘 법륜상전에 일로 정진하기를 당부합니다.

불기2561(2017)년 8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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