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가섭에게 이르시되, 그러하고 그러하다. 

나는 중생을 실로 아들로 생각하며 라훌라처럼 여기노라

(佛告迦葉 如是如是 我於衆生實作子想如羅羅). 

- <대반열반경> 장수품

얼마 전, 한 아버지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떠나보낸 뒤 재산을 털어 그 딸의 이름으로 아픈 아동을 위한 병원비 지원 사업을 벌였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내가 아파봤으면서도 남의 아픔을 모른 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상에는 내가 아파봐서 비로소 남의 아픔을 절절히 이해하는 이도 있기 마련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비근한 예로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계란 모양으로 생겨서 밉다는 속담도 없었을 것이다. 요즘 사회적 적폐로 거론되는 가진 자의 없는 자에 대한 갑질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어떤 사회학자는 인간의 이기심을 생존의 본능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지만, 이런 말들은 가뜩이나 팍팍한 우리네 삶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짓밟아야 높아지고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성공한다는 생각은 얼마나 무자비한 행태인가. 오히려 ‘모든 사람이 내 자식 같다’는 부처님 말씀이 특별할 것 없는 세상이면 참 좋겠다.

[불교신문3321호/2017년8월16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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