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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마음으로 바르게 살자” 다짐현장/ 송광사 제47회 여름수련회
송광사 여름선수련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난 8일 참선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일상에서 늘 접했던

문명을 대신해 산사에서 맞는 ‘고요’

“숨 쉬고 밥 먹듯, 늘 수행하라”

 

삼복더위는 깊은 산사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8일 찾은 조계총림 송광사(주지 진화스님) 역시 그늘만 벗어나면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해 땀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사자루를 찾았다. 올해로 47회를 맞은 ‘송광사 여름수련법회’가 열리는 곳이다. 7월 말 일반인을 대상으로 열린 1, 2차 수련회와 달리, 지난 5일부터 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3차 수련법회는 참선 수행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오랜 역사를 가진 송광사 선 수련회는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정혜쌍수와 돈오점수 가르침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아침 예불 후 108배, 아침공양 후 좌선, 사시 예불을 마친 후 참선 강의. 그리고 다시 좌선. 저녁에는 공양을 하지 않고 예불 후 바로 좌선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셋째날인 8일은 오후 산행과 차담에 이어, 철야정진으로 진행됐다.

예불을 하고 있는 선수련회 참가자들

점심 공양을 마친 참가자들은 곧장 참선수행에 들어갔다. 서울 길상사에서 몇 번 참선수행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이경란 씨는 “처음에는 몇 시간씩 참선을 하는 일이 힘들었는데 이제야 참선할 때 자세가 좀 잡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오후 2시가 되면서 뜨거움이 절정을 이뤘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고요하게 참선에 든 사람들은 미동도 없이 화두참구에 들어 있었다. 딱딱딱. 죽비소리가 울리고 나서 일행은 소금과 물, 모자를 챙겨 산행에 나섰다.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 산행과 잠시의 휴식. 그리고 철야정진이 남은 프로그램이다.

이여래 군은 제주에서 왔다.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 복학 전에 의미있는 일을 찾아 송광사 수련회를 찾았다는 이 군은 “처음 수련회에 왔는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육류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던 것 대신 전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조인숙 씨는 1987년 처음 송광사 수련회를 찾은 이후 “틈 나는 대로” 찾고 있다. 이번에도 휴가를 내고 수련회를 왔다는 조 씨는 “절에 머무는 것 자체가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특히 지도하는 스님들의 헌신적인 모습과 강의를 들으면서 사회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잠시 휴식을 마친 참가자들이 차수를 하고 나란히 산행에 나섰다. 불일암까지는 30여분 거리지만,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더위가 발길을 잡았다. “몸이 힘든 분은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도 좋습니다.” 지도법사 치원스님의 말에 몇 명은 산행 대신 휴식을 택했다. 치원스님은 “참가자들이 무조건 일정을 따라하기 보다 경우에 따라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다시 템플스테이 숙소에 도착했다. 어느새 오랜 도반처럼 친해진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송광사박물관을 관람하기도 하고, 젖은 옷과 수건을 빨아 널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 틈을 놓칠세라, 지도법사 스님을 찾아 궁금하던 것을 묻는 참가자도 몇 명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진행된, 선과 깨달음을 주제로 한 강의

“참가자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출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나태하지 않았는가 돌아보게 됐다”는 치원스님은 정진수행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의 행동과 생각을 항상 알아차리려는 것이 곧 수행이다. 사람이 밥을 먹고 숨을 쉬듯, 수행도 늘 해야 한다. 그럴 때 바른 정신으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생각이 오고 가는 것을 늘 주시하면서 생활속에서 선이 일상화 돼야 한다. 수련회는 짧은 시간동안 선을 수행하는 시간에 불과하다. 사회에서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수행을 할 때 바른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장 7년차에 접어들면서 많은 마음의 갈등을 앉고 수련회를 찾았다는 김예지(33세) 양은 “선 수련을 하면서 마음이 고요해지고 짜증과 화가 누그러졌다.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참선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사찰은 다시 적막에 들었다. 해가 바닥에 깔리기 시작할 즈음, 선수련 법회 참가자들은 옷매무새를 고치고, 저녁예불을 위해 나란히 법당으로 향했다.

[불교신문 3321호/ 2017년8월16일자]

송광사=안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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