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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정] 차등과 평등, 그리고 차별
  • 도권스님 논설위원·도선사 교무국장
  • 승인 2017.08.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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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무개 여성 국회의원은 

살인적 열기와 싸우고 있는 

급식실 조리사의 

아픔을 알지도 못하고 

자기의 생각으로만 세상을 보는 

차별적 안목을 가진 것이고

학교에서는 경제 상황에 따른 

차별적 학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어간상입니다.” “2인상입니다.” “3인상입니다.” 해인사 행자실에서 ‘큰방장(행자 중 찬상을 담당)’ 소임을 맡아 대중 발우공양을 시봉할 때 찬상을 공양방에 들일 때 하던 말이다. 어간(어른 스님들을 지칭하는 말)상이라 하더라도 찌개와 나물반찬 두어 가지 그리고 김치 등 사미들이 먹는 상의 반찬의 가지 수와 질은 똑같았다. 그래서 절집에서는 ‘공양은 평등(平等)공양’ 이라고 한다.

선원에서 해제할 때가 되면 대중공양금은 1년차 비구든 조실 스님이든 n분의 1로 똑같이 나눈다. 차이가 있다면 사미승들은 비구승의 그것보다 30%쯤 감해 지급한다. 그래서 ‘보시는 차등(差等)보시’ 라는 말이 생겼다. 왜냐하면 250계를 수지한 비구승이면 조실 스님이나 1년차 비구나 보시나 공양물, 또는 대중공사에서 차이 없이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감당해야 되기 때문이고, 비구계를 수지 못한 사미는 승가의 정식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차등을 두는 것뿐이다.

이번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여러 가지 면에서 적폐와 차별을 폐지 또는 개선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소위 지도층 인사들은 과거의 때를 벗지 못하고 마음 속 깊이, 뼛속 깊이 새겨진 ‘특권의식의 우쭐함’에서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7월 초순 각 급 학교에서 급식을 만드는 조리사들이 정규직으로의 전환과 처우개선의 문제점을 갖고 파업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사태를 보고 입법부의 국가기관인 국회의원 한 분이 “그 아줌마들이 뭔데? 그냥 동네 아줌마거든요. 그냥, 사실 옛날 같으면 그냥 아줌마들 이렇게 해가지고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에요…솔직히 말해서 조리사라는 게 아무것도 아니거든, 그냥 어디 간호조무사보다도 못한.” (2017년 7월10일 SBS 8시 뉴스에서 공개한 녹취록) 이것은 유력 야당의 주요 당직자인 여성 국회의원 이 아무개 씨가 한 말이다. 

설혹 그 국회의원이 개인적으로 마음의 수양이 덜 되어 나온 발언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소위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의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의 실현을 위한, 국가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이라면, 더군다나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을 갖지 못한 국회의원이라면 그 효율성과 진정성을 지극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4년 9월 도입된 ‘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학교시험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해당 학년의 교과과정을 뛰어넘는 시험을 출제하고 있다. 학교 담장 밖 사설학원에서 배우지 않고는 도저히 풀지 못하는 문제를 시험문제로 내고 있다. 즉, 가정형편이 안 돼 학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은 영원히 뒤처질 수밖에 없는 차별적(差別的) 상황인 것이다. 

이 아무개 여성 국회의원은 살인적 열기와 싸우고 있는 급식실 조리사의 아픔을 알지도 못하고 자기의 생각으로만 세상을 보는 차별적 안목을 가진 것이고, 학교에서는 경제 상황에 따른 차별적 학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연륜과 능력에 따른 차등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평등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누구든 차별을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불교신문3320호/2017년8월12일자] 

도권스님 논설위원·도선사 교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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