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불교계도 일제 치하 독립운동과 남북 화해 등 민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불교계 역시 일본 식민지 통치 시절 민족독립을 위해 많은 스님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3·1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공약삼장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만해 한용운스님과 백용성스님을 비롯해서 범어사 해인사와 중앙학림 스님들이 목숨을 걸고 3·1 운동에 투신했었다. 

그러나 불교계 독립운동역사는 후학들의 무관심과 종단 현안에 얽매여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고 큰 공백으로 남아있다. 더 큰 문제는 2년 뒤로 다가온 3·1운동 100주년 기념 마저 불교계는 남의 집 잔치 구경하는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 운동의 역사적 위상을 재평가하고 이를 기념하려는 각계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는 2014년에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독립운동 단체와 유족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인사 70여명으로 발기인을 꾸리고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독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조직해 과거 기독교 독립운동 조명은 물론 민족공동체 치유와 화해 등 미래 민족통일에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외 한국교회연합 크리스챤 아카데미 같은 보수적 기독교 단체도 한국기독교와 3·1 운동 다큐멘터리 제작 등 교회의 항일운동을 집중 조명하고 홍보하는데 나서고 있다. 천도교 역시 3·1 운동 100주년 기념을 맞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모든 종교단체들이 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해당 종교의 민족성을 홍보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사회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불교계는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내 불교사회연구소가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불교 항일 운동을 망라해 연구하는 사업을 마련하고 부산불교연합회가 범어사 독립운동을 비롯해 부산불교 백년사를 정리하는 사업 외에 눈에 띄는 사업이 없다.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에 의하면 3·1운동 관련 사적지가 서울 대각사, 대구 동화사포교당, 합천 해인사 일주문 등 7곳에 이르고 의병 관련 사적지가 강화 전등사, 구례 연곡사, 해남 대흥사 하동 칠불사 등 11곳, 의병활동 근거지가 순창 구암사, 안동 봉정사, 고창 문수사 등 13곳에 이르는 등 전국 사찰이 3·1 운동과 일제 치하 독립운동과 관련됐음이 밝혀졌다. 한정된 인력이 잠깐 조사한 내용만 해도 이 정도인데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면 전국 거의 모든 사찰이 독립운동과 관련을 맺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종단과 전국 본사들은 한시바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조직하여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독립운동 역사를 발굴해 감춰진 불교역사를 새로 기록해야할 것이다. 또한 통합 종단 초대 감찰원장을 역임한 박문성 스님 등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면서도 아직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스님들의 독립운동사도 종단차원에서 발굴해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3320호/2017년8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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