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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박범훈 불교음악원장“모든 것 나의 업…여생은 불교음악 위해 살겠다”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불교음악원이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더불어 남은 생은 불교음악을 위해 살고 싶다”고 불교음악인으로서 포부를 전했다. 김형주 기자

우리나라 전통음악계의 거장
불교음악, 국악 대중화 앞장
지난 7월 불교음악원장 임명
정체성 확립과 교육에 중점
‘중앙대 특혜’로 실형 살기도
“사법부 뜻 존중하지만…
양심 부끄러운 짓 않았다“

불교가 전래된 국가마다 고유 민족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불교의식음악을 만들었다. 이러한 음악들은 각 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의 도입과 더불어 신라의 향가가 탄생했고, 중국으로부터 범패가 들어와 우리 민족만의 새로운 범패(화청)가 탄생했다. 이러한 곡들은 현재에도 불교의식에 쓰이고 있고 문화재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소중한 불교음악유산을 보존, 전승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종단 사상 처음으로 설립된 것이 불교음악원이다. 지난 7월17일 재가자로 첫 불교음악원장에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이 임명됐다. 불교음악과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50년 넘게 헌신한 우리나라 전통음악계의 거목인 만큼 불교계 안팎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서울 봉은사에 자리 잡은 불교음악원에서 박범훈 신임원장을 최근 만나 향후 계획과 불교음악인으로서 그 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박범훈 불교음악원장은 지난 7월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이로써 불교음악원은 초대원장인 전 총무원 문화부장 혜일스님에 이어 두 번째 원장을 맞게 됐다. 재가자로서는 첫 번째 임명이다. 이보다 지난 2015년 초부터 불교음악원 설립을 주도 했던 박 원장인 만큼 어찌 보면 외연을 확장할 만한 제대로 된 인물이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 의미 깊다. 최근 불교음악원에서 만난 그는 먼저 “불교음악원의 설립은 한국불교 사상 최초의 일이며 앞으로 예불음악을 비롯해 생활찬불 음악에 이르기까지 연구와 교육, 실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음악원이 설립한 것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봉은사 전 주지 원학스님 ·현 주지 원명스님 등의 불교음악에 대한 특별한 관심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그리고 예불음악의 정체성을 찾고 불교음악의 발전을 위해 봉은사에 최초로 국악합주단도 특별히 창단 될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87년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민간 국악관혁악단인 ‘중앙국악관현악단’을 창단했고, 1995년 창단한 국립국악관현안단의 초대 단장을 지낸 박범훈 원장은 연주, 작곡, 지휘에 두루 뛰어난 우리나라 국악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신심 깊은 불자인 그는 찬불가와 국악을 연결시켜 찬불음악의 새 장을 연 ‘붓다’를 작곡했다. 또한 한국불교 대중화에 큰 족적을 남긴 광덕스님 요청으로 만든 국악교성곡 ‘부모은중경’을 비롯해 ‘보현행원송’, ‘꽃을 바치나이다’, ‘무상계’, ‘용성’ 등 찬불가와 대형합창곡을 잇따라 작곡하는 등 불교음악 발전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불교음악사에 대한 이론적 토대도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불교음악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박사학위논문 ‘불교음악의 현대적 전래와 한국적 전개에 관한 연구’는 불교음악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바로 <한국불교음악총론>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불기 2557년도(2013년) 불자대상에 선정됐다.

이처럼 반백년을 국악과 불교음악에 헌신한 박범훈 원장은 앞으로 예불음악의 정체성 확립과 스님과 재가자를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음악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사찰에서 불러지고 있는 삼귀의, 사홍서원 등은 가사는 불교지만, 정작 곡은 찬송가에 가까운 것으로 불교음악 정체성이 상실된 곡”이라며 “다만 이러한 찬불가는 불교음악 개념이 거의 없었던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불러지게 됐고, 불교의식과 포교에 크게 기여한 점도 인정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불교음악원을 중심으로 최근 조계종 어장으로 임명된 인묵스님을 모시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종단 스님들을 위한 예불음악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스님을 대상으로 하는 불교음악 교육에 동참해 직접 불교음악에 대한 강연과 실연하는 ‘스님과 함께하는 불교음악여행’ 프로그램을 종단 교육원과 협의 중에 있다”면서 “불교음악 강연과 더불어 봉은사 국악합주단원들의 불교음악 연주가 함께하는 뜻있고 재미있는 음악여행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내년이면 일흔을 앞두고 있는 나이에도 불교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현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당시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동안의 경험이 어우러져 현장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의지가 충만해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열정과 패기 뒤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시절 겪었던 일생일대의 사건이 놓여 있다. 2년의 실형을 살고 지난 5월 만기 출소한 박범훈 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출소 이후 처음으로 관련 사건에 대해 “사건의 진의를 말씀드리기 전에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불자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시 ‘중앙대 특혜 외압’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200만원을 선고됐다. 하지만, 징역 3년과 벌금 3000만원, 추징금 3700만 원 등을 선고한 1심형과 달리 대법원에서는 중앙대 재단인 두산 측으로부터 받은 공연후원금과 현금을 받은 것 등 일부혐의가 무죄로 드러나 감형됐다. 

그는 “언론에서 중앙대에 특혜를 주면서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라며 “사건 초기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의해 보도된 내용을 현재까지 계속 인용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도 “중앙대 뿐만 아니라 당시 대학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자율화 정책에 반영해 시행하도록 지시했는데, 중앙대 총장을 하다 청와대 입성 한 것이 오해를 받게 된 것”이라며 “이 역시 다른 대학의 선례에 따라 시행한 것인데, 내가 권력을 행사해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진술돼 무리하게 집권남용죄로 몰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 재심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나의 양심상 부끄러운 짓이 아니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그럼에도 자신으로 인해 불교계나 중앙대 등 그 동안 성원을 아낀 사부대중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깊이 반성한다고 거듭 전했다. 이어 “모든 것이 나의 업이라 생각하면서 수감생활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과 스님, 불자들의 성원이었다”면서 “조금이라도 그 보답을 할 수 있는 길은 불교음악 발전에 봉사하는 일이고, 앞으로 불교음악원이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범훈 불교음악원장은

한국전통음악과 불교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다. 그는 중앙대 음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일본 무시시노(無藏野) 음악대학에서 석사,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앙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해 초대단장을 맡았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 및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특히 서울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한일월드컵 개막식 음악 총감독을 맡아 명성을 높였다. 또한 제12대 중앙대 총장을 비롯해 한·아세안전통음악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청와대불자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73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으며, 조계종 불자대상, 제35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인상 음악부문, 제56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국악부문 등을 수상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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