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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이해 배우는 방과 후 공부방”탐방 / 매화지역아동센터
지난 4일 찾은 매화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자와 아이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방학 때 아이를 어떻게 할까”다. 점심, 저녁을 챙겨주는 것도 일이다. 주변에 청소년문화센터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 PC방에서 게임에 중독되며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방학 중 아동문제는 특히 저소득가정의 경우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방과 후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현재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전국에 30여 곳이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매화지역아동센터(센터장 이명희)를 찾았다. 임대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매화종합사회복지관 내 자리한 지역아동센터는 28명의 아동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최기운(12세, 가명) 군은 6살 때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탈북해 국내에 정착했다. 북한인 아버지는 당시 사업을 통해 적지 않은 돈을 벌었는데, 북한 정권에 의해 한순간에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사망하자 어머니는 갓난아기 여동생과 함께 남한을 찾았다. 하지만 삶에 찌든 탓인지 어머니는 두 자녀에게 관심이 없다. 학기 중에 초등학교 2학년 여동생을 깨워 밥을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것도 기운이의 일이다. 이명희 센터장은 “급식이 없는 방학 때면 기운이가 직접 밥과 반찬을 만들어 동생과 생활하지만 언제나 씩씩하고 밝게 생활한다”며 “이타심이 매우 뛰어난 아이”라고 칭찬했다.

김지혜(12세, 가명) 양은 입양된 경우다. 하지만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버지와 새엄마와 같이 살고 있다. 집에서 지혜에게는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지혜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일이다. “이곳 시설의 특성상 점심 식사 제공이 안 돼 오후 2시부터 문을 여는데, 아이들이 오전 9시면 시설에 와 저녁 7시에나 집에 간다”는 이 센터장은 “몇 곳의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를 해 봤지만, 매화지역아동센터 아동의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하지만 밝게 생활하려는 아이들이 오히려 고맙다”고 전했다.

센터장과 대화를 하는 중에 한 남자 아이가 센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후 5시. “너 왜 지금와. 지금 몇 시니?” 센터장의 말에 아이는 “군포시” 하더니 쪼르르 자신의 자리로 가 책을 펴든다. 자원봉사자와 함께 공부를 하는 아이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들, 종이접기를 하는 아이들. 저마다 무언가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진지하다. 아이의 뒤를 따라 매화종합사회복지관장 수안스님이 들어섰다. “와. 스님 오셨다.” 아이들은 일제히 스님을 보더니 인사를 한다. 시설을 둘러 본 스님은 “곧 식사시간이네. 저녁 맛있게 먹어” 인사를 전했다.

센터장 뒤편으로 컵등 30여 개가 나란히 걸려 있다. 아이들의 각자 적은 소원도 함께 달려있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만든 것이란다. 초등학교 때 ‘바른불교어린이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신행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명희 센터장은 “요즘 아이들 가운데 불자는 거의 없다”고 전한다. “자주 스님을 접하고, 여행을 갈 때 기회가 되는대로 사찰을 찾아 불교와 인연의 씨앗을 전해 주고 있다”는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이타심과 인권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해 준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곧 불교의 가르침이고, 삶의 자세”라고 말했다.

많은 사찰에서 어린이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린이법회 개설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찰로 모으는 일이 쉽지 않다. 도심에서 아이들을 매일 만나고 보호하는 지역아동센터는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며 불교와 인연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 지역아동센터란

만 18세 미만 아동의 보호와 교육, 정서지원 등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 맞벌이가정 등의 아동을 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다수의 지역아동센터는 개인 또는 단체에서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설립 후 2년이 지나 일정 심사를 통과하면 정부에서 운영비 전체를 지원받는다. 지역아동센터는 1980년대 공부방에서 시작됐다. 과외 등을 받을 수 없는 고학생을 위해 사회단체, 교회에서 설립한 공부방을 2004년 아동복지지설로 법제화하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정착됐다. 현재 전국 4100여 곳에서 110,000여 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3320호/ 2017년8월12일자]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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