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 신행불교대학 16곳 인가

교육시설을 갖추고 교수를 초빙할 여건이 안 돼 신도전문교육기관 운영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찰을 위해 종단이 2018년 8월까지만 도입한 ‘신행불교대학’이 16개 사찰에 설립된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스님)은 지난 21일 회의에서 신행불교대학 설립을 신청한 사찰 16곳을 모두 인가했다.

포교원이 신행불교대학을 도입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신도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재적사찰이 소규모인 까닭에 몇몇 신도들은 전문교육을 받고 포교사가 되기 위해 다른 사찰을 찾아가서 공부해야 했던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를 계기로 사찰은 신도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궁극적으로는 신행불교대학 운영경험을 살려 종단 인가를 받은 불교대학을 설립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때문에 신행불교대학은 기존 불교대학에 비해 설립이나 학사조건이 대폭 완화됐다. 우선 학생정원이나 교육시설에 대한 제한이 없다. 입학생은 종단 신도등록을 한 해당 사찰 재적신도면 되고, 주지 스님 혼자 강의를 맡아도 된다. 포교원이 운영하는 디지털대학 동영상 강의 자료도 사용할 수 있다. 교육과정도 6개월부터 1년까지로 탄력적이다. 불교개론, 부처님생애, 신행혁신과 불자상 등 필수교과 36시간을 비롯해 선택교과 36시간을 이수하면 기존 불교대학 졸업생과 마찬가지로 부동품계가 수여되고, 포교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이번에 신행불교대학 설립을 신청한 사찰 대다수는 신도들에게 기본교육을 하고 있지만 교육시설이나 강사 수급문제로 불교대학 운영은 엄두도 못 낸 경우다. 밀양 정각사 주지 덕산스님도 같은 이유로 불교대학 설립 대신 기본교육만 해 왔다고 한다. 스님은 “사찰음식교육관을 완공하고 관련 교육기관을 개원하고 싶었는데 마침 신행불교대학 설립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며 “종단 지침에 맞게 교과목을 개편하고 깊이 있는 수업을 통해 신도들이 기복불교에 머물지 않고 믿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인천 연등밝은절 주지 혜원스님도 신행불교대학 설립 소식을 누구보다 반가워했다. “포교사가 되겠다고 원력을 세운 신도들에게 가장 기쁜 소식이다”며 “열심히 지도해 종단 포교사를 배출시킬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포교원은 신행불교대학이 맹목적으로 기도에만 매달렸던 신도들의 신행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교부장 가섭스님은 “신도들은 교육을 통해 믿음을 굳건히 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사찰의 신도조직화와 지역포교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행불교대학 설립 신청 사찰 가운데는 선학원 분원 3곳도 포함돼 있다. 포교원은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공포되고, 해당 사찰이 종단 가등록을 한다는 조건부로 신행불교대학 설립을 인가했다.

[불교신문3309호/2017년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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