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잊은 독서삼매’ 산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 시원한 계곡물소리, 좋아하는 책과 함께 있는 산사를 상상해보라. 무더위에 지친 여름, 책 한 권 들고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면 어떨까.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진관사 함월당 툇마루에서 한 불자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최근 초여름 무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의 몸은 벌써 지쳐있다. 이럴 때면 산과 바다, 계곡 등지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여름휴가를 떠올리며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올해는 '어디'로 떠나야 하나 조바심 내기보다 '무엇'을 할지 먼저 고민해 본다면 당신의 휴가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옥같은 부처님의 지혜가 담겨 있는 불서(佛書)와 함께 하며 마음의 묵은 때를 벗겨내 볼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휴가 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두렵지 않을 것이다.

고민오프

구사나기 류순 스님 지음·김정환 옮김/ 아름다운인연

먼저 일본 최고 명문대학인 도쿄대 법학부 출신인 구사나기 류순 스님이 지난해 선보인 <고민오프>가 눈에 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민에 쌓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두 가지 힌트를 전하고 있다. 하나는 자신의 경험이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국가기관에서 싱크 탱크 역할을 하다 인도로 건너가 스님이 된 저자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고민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고민과 괴로움에는 ‘집착’이라는 원인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고, 그 원인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생활 속에서 고민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선(禪)수련을 꼽았다. 이는 걸으면서 앉아서 혹은 지하철을 타고 오고가는 중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때론 자신을 혼내는 상사 앞에서, 자신을 따돌리는 직장 동료 앞에서도 실천할 수 있고 조언한다.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박찬일 지음/ 불광출판사

케이블TV 요리프로그램 tvN '수요미식회'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요리의 대가이자 글 잘 쓰는 요리사로 꼽히는 박찬일 셰프가 사찰음식의 매력의 푹 빠져 쓴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도 있다. 저자는 지난 4월 펴낸 이 책에서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 선재스님 등 불교계를 대표하는 사찰음식전문가 스님 13명을 직접 만나 자연에서 거둔 재료에 과장이 없는 조리과정과 양념을 더한 최선의 맛을 담아 기록했다.

나라는 증상, 삶이라는 환상

김권태 지음/ 민족사

불교 근본교리를 나타내는 중요한 용어인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현대적 언어로 표현한 <나라는 증상, 삶이라는 환상>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권태 동국대사범대부속중학교 교법사가 지난해 출간한 이 책은 불교의 핵심교리를 바탕으로 대중의 관심과 흥미가 집중되는 분야를 분석하고 소화하는 ‘세속의 불교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리타분한 교리 해석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에세이 형식으로 현대철학의 가장 첨예한 논쟁주제라 할 수 있는 ‘예술, 꿈, 증상, 신화, 언어’를 분석하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법정스님 지음/ 책읽는섬

이와 더불어 ‘무소유’로 대표되는 법정스님의 명동성당 강론 전문과 미발표 편지글 등을 모은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과 ‘국민멘토’ 혜민스님의 베스트셀러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도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불서로 손색이 없다. 올해 초 현장스님이 엮어 출간한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은 법정스님의 강론을 비롯해 학술회의 발제문, 스님이 애송한 선시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등이 담겼다. 더욱이 붓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스님의 편지에서는 지인들의 일상을 보듬는 따뜻한 마음이 묻어난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스님 지음·그림 이응견/ 수오서재

혜민스님이 지난해 펴낸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 말 불교신문에 연재를 마친 임인구 실존상담연구소장이 연재물과 그 동안 현장에서 경험한 생생한 상담사례를 엮은 책 <내 마음, 어디까지 알고 있니?>도 빼놓을 수 없다. 책 속의 삽화는 불교신문에서 함께 연재한 명상카추니스트 용정운 작가가 맡아 의미를 더하고 있다. 가정, 회사, 학교 등 일상에서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밖에도 불서는 아니지만 법정스님이 늘 머리맡에 뒀던 책으로 매년 휴가철마다 추천도서로 꼽히는 인기 베스트셀러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윌든>, 현대경제연구원이 ‘2017년 여름 휴가철 최고경영자가 읽어야 할 도서 11권’으로 꼽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 윌리엄 맥어스킬의 <냉정한 이타주의자>도 스님과 불자들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양서로 추천한다.

내 마음, 어디까지 알고 있니?

임인구 지음, 용정운 그림/ 불교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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