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보고서> 발간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보고서>.

경주 지진도 피해간 불국사 삼층석탑의 비밀이 밝혀졌다. 크고 작은 자연석으로 쌓아 공극(토양 입자 사이 틈)에 흙다짐을 채워 넣은 구조는 지진의 위력을 약하게 만들었다. 탑신석과 옥개석 사이를 메우고 있는 무기질 재료와 섞은 혼합토는 댐퍼(완충) 기능을 했다. 석탑의 무게중심이 1층 탑신 중심에 형성돼 있는 구조는 진동에도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가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보고서>를 발간했다. 총 2권으로 구성된 보고서는 연구소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 해체·수리 전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1권은 불국사의 연혁, 사업현황, 조사연구, 해체‧조립과 보존처리 과정을 비롯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개발한 특허기술(파손부재 구조보강, 무기질재료)을 활용한 방법 등을 비중있게 다뤘다. 2권은 수리 전과 후의 석탑 도면, 보존처리 자료, 수습유물 관련 자료 등을 담았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은 불국사 다보탑(국보 제20호)과 함께 불국사를 대표하는 석탑으로, 742년 불국사 창건 당시 함께 건립됐다. 신라계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1층 탑신석은 무게가 약 8톤으로 국내 석탑 중 가장 크다. 1036년 발생한 지진으로 일부 파손이 있어 1038년 복구한 기록이 전해오며, 1966년 도굴 때문에 훼손된 석탑을 그해 12월 해체‧수리하는 과정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사리장엄구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 후 전경.
1층 탑신석 조립 중 모습.

연구소는 지난 2010년 정기점검 중 탑의 북동측 상층기단 덮개석에서 길이 1320㎜, 최대 폭 5㎜에 이르는 균열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석탑을 전면 해체수리 하기로 한 바 있다. 이후 균열 원인에 대한 조사‧분석에 들어갔고 2012년에 가설덧집을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체수리를 시작했다. 5년이 지난 2016년 해체‧조립을 끝내고 주변 정비작업까지 모두 마쳤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경주지역에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도 불국사 석탑에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보고서가 석탑과 같은 석조문화재의 수리 방법론을 제시하는 기술 자료로써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전국 주요 도서관을 비롯해 연구기관, 문화재수리 관련 업체, 관공서 등에 배포되며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자료마당)에도 공유된다.

파손 및 절단된 부재 구조 보강 및 접합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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