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흥사, 창왕을 다시 만나다’展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 일괄 등 공개

백제 사리장엄구 중 가장 이른 시기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부여 왕흥사지 사리장엄구를 비롯해 1만여 점의 백제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백제 왕흥사, 정유년에 창왕을 다시 만나다'가 오는 18일부터 10월9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이 ‘왕흥사’ 창건 1440주년을 맞아 여는 특별전으로 왕흥사지 사리기를 포함한 98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사적 제427호로 지정된 부여 왕흥사는 백제를 대표하는 왕실 사찰이다. 2007년 목탑터 발굴조사에서 '왕흥사지 사리기(보물 제1767호)'가 발견되면서 이전까지 <삼국사기>에 근거해 백제 법왕 2년(600)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던 왕흥사는 뒤늦게 백제 창왕(위덕왕)이 정유년(577년)에 창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사리기 명문에는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를 위해 사찰을 창건했다는 사실도 새겨져있었다. 29자를 새겨넣어 사찰 발원자, 창건 연도, 목적 등을 정확히 기록한 사례로, 학사적 의미가 매우 큰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전시에서는 현재까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치미'도 나온다. 치미는 전통 건축물에 사용되던 장식기와로, 용마루 끝에 설치해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는 역할을 했다. 왕흥사지 치미는 높이가 123cm에 달하며 마름모꼴 꽃장식인 연화문(蓮花紋), 구름문, 초화문(草花紋) 등 화려한 문양이 잘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꼬리 부분이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표현돼 있어 마치 새가 꼬리를 세워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에서는 치미 복원 관련 영상과 사진 자료 등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왕흥사 소개와 특수 기와, 명문 기와, 왕흥사지 가마터 등을 소개하는 ‘위덕왕, 왕흥사를 세우다’ △출토유물인 사리기와 사리장엄구를 통해 인간 위덕왕의 고난과 역경, 업적 등을 되돌아보는 ‘위덕왕, 사리기에 마음을 새기다’ △고려 시대 왕흥사의 운영 과정을 이해하는 ‘왕흥사, 고려 시대로 이어지다’ △2000년부터 시작된 왕흥사지 발굴조사와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사리기와 치미의 복원 연구 과정을 조명하는 ‘왕흥사의 역사를 새롭게 쓰다’ 등이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올해는 왕흥사지 창건 1440주년이 되는 해이자 왕흥사가 건립된 정유년으로 이번 전시는 이를 기념하고 백제 왕실 사찰인 왕흥사 위상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며“백제 왕흥사를 폭넓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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