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연수원 기와문화체험 시설 건립 ‘포럼’

공주에 자리한 한국문화연수원은 교육행정동과 숙박후생동 사이에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지난 2005년 연수원 건립당시 대규모 가마터가 발견되어 유적으로 지정되어 개발 하지 못하고 보존하고 있다. 전체 조사 면적 가운데 1만2171㎡(약3683평)에 대해 유적 보존 조치가 취해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려 조선 시대 가마터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3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는 운암리 가마터의 활용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문화연수원(원장 재안스님)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이종수)이 공동 주최한 포럼 참석자들은 기와문화 체험시설 건립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방안 수립과 실천에 필요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2005년 한국문화연수원 건립 당시 발굴된 공주 운암리 가마터는 오래전부터 사찰과 연계되어 대규모 운영됐다. 다양한 가마 구조 형태와 기와편들이 출토돼 주목 받은바 있다. <공주시지(公州市誌)>에 따르면 옛지명이 ‘기와막골’인 운암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기와를 굽던 가마가 있었던 곳이다. 천년고찰 마곡사에서 사용한 기와를 제작하던 가마터로 추정하고 있다. 사찰수공업 역사와 지역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이날 이호경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부장은 기와체험관 건립에 있어 역사성, 진정성, 정체성, 지역성, 연계성, 활용성, 지속성 등 7가지 ‘콘텐츠 구상’을 제안했다. 이호경 부장은 “가마의 규모와 수량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가지고 있어, 문화재적 잠재 가치는 매우 높다”면서 “유적에서 확인된 다수의 기와 가마는 고려후기 사원수공업이 조선시대 어떤 형태로 진행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호경 부장은 “국내 최대 기와생산유적에 들어서는 만큼 역사성과 진정성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만 어떤 방식을 통해 활용성과 연계성 및 지속가능한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기와체험관 건립을 위해선 보존지역에 위치한 유적 처리방안이 해결되어야 한다. 유적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광호 한국영상대 교수(공주시 2018 올해의 관광도시 총감독)는 ‘공주시 새로운 관광거점으로서의 마곡사 지역 관광활성화 방향’이란 주제 발표에서 “공주관광매력의 다양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숙박시설로의 기능, 북부권 관광활성화의 거점 등에서 공주와 마곡사 지역의 가능성이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2시간, 반나절, 하루 정도의 마곡사 지역 단위 관광일정을 개발하고, 천안논산고속도로와 대전당진고속도로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의 활용을 강조했다. 양광호 교수는 “국내 여행사 여행 상품 구성이 마곡사 지역 단위 일정이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면서 “마곡사, 한국문화연수원, 기와문화체험관, 온천자원 활성화 등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표가 끝난 뒤에 백종오 한국교통대박물관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보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인배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와가 생활문화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중심으로 수공업의 기능을 확인하는 시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용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부장은 “(기와) 체험시설이 어디에 위치할지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서 “다른 지역의 가마체험 공간과 차별화가 있어야 하는데, 운암리 가마터와 한국문화연수원, 마곡사 등을 연계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만당스님.

중앙종회의원 만당스님은 “공주시와 마곡사, 그리고 한국문화연수원의 유적을 의미있게 활용해야 한다”며 “가마터 유적을 보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체험하는 공간을 만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당스님은 “예산을 조금 더 확대하여 오늘 나온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면 좋겠다”면서 “충남도와 공주시의 관광자원 활용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이곳이 미래를 지향하는 의미있는 문화유적과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문화연수원장 재안스님은 “전통문화체험시설 건립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와문화체험관은 단순한 체험시설이 아니고, 공주시와 충청남도, 한국불교를 세계적으로 알려나가는 홍보센터”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안스님은 “연수원은 조계종 소속이지만 공주시와 충남도의 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주민들에게 연수원을 개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책방향은 기와문화체험관을 비롯한 전통문화체험시설 운영에 반영되어 모든 시설들이 지역사회로 회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말을 하는 한국문화연수원장 재안스님.

한국문화연수원은 올 초부터 귀농인연합회에 특산물 판매장을 제공하고, 공주시 홍보사진을 전시하는 등 주민에게 공간을 개방하면서 지역과 하나되는 연수원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날 포럼에는 갑사 주지 탄공스님,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 노재헌 공주시 시민국장, 나태주 전 공주문화원장,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부장, 박준형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연구위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한국문화연수원은 포럼에 앞서 ‘전통문화체험시설 건립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제1차 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자문위원은 총무원 재무부장 유승스님, 불갑사 주지 만당스님(이상 종단분야), 천득염 전남대 교수, 한동수 한양대 교수(건축분야),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백종오 한국교통대 교수(기와분야) 등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