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한부모가족은 이혼 또는 사별로 18세 미만의 자녀를 혼자서 키우는 가정을 말하는데, 미혼부모, 조손가정도 포함된다. 2015년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가구가 3787만 가량으로 그 중 10.9%인 41만가구가 한부모가족이라고 한다.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이란 뜻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수치는 달라진다. 1인가구와 노인가정을 제외하고 아이들이 있는 가구만 따져봤을 때 한부모가족이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녀양육을 책임지며 고군분투하는 한부모가족의 버팀목이 돼 주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영호)를 지난 10일 방문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지난 2012년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한부모가족을 위한 법령 및 제도마련과 지원프로그램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개최한 공개 강좌.

센터에서 하는 일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생활안정과 자립역량강화, 복지시설 및 기관지원 활성화, 인식개선 등이다. 부모의 역량강화를 위해 검정고시 준비를 돕거나 미혼모, 미혼부에게 병원진료비나 양육물품을 지원하고, 주거자금 소액대출도 해준다.  서울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을 지원하고, 한부모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인식개선도 중요하다.

경제적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한부모가족이 힘들어하는 것은 주변의 냉담한 시선이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한부모에게는 아동양육비가 월 12만원이 지급되고, 만24세 이하 청소년한부모의 경우 월 17만원이 지급된다. 누군가는 이런 혜택이 있는지 몰라서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는 지원금 받으려고 한부모가족이란 사실을 알려서 굳이 주변의 눈총과 손가락질 받을 필요 있나 하는 생각에 아예 신청하지 않기도 한다.

한부모가 여성인 경우에는 색안경 끼고 보는 이들이 더 많다. 실제 이혼가구 가운데 78%가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집이다. 그러나 가부장적 인식 때문에 자녀양육을 책임지는 여성에 대해 폄하하는 시각이 많다. 쉽게 말해 무슨 문제가 있겠지 하는 선입견을 갖고 바라본다는 것이다. 반면 아이를 키우지 않는 남성은 ‘돌싱’이라 부르며 여성보다 관대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센터장은 “한부모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비양육자보다 자녀를 기르는데 관심 있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한부모가족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또 하나의 가족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센터에서 진행한 인식개선 사업 중에는 불교계와 함께 하는 것도 있다. 조계사와 MOU를 맺고 이해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해 왔고, 연등회 전통문화마당 참가자들과 수면조끼 만들기를 함께 하며 인식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한부모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매년 이어오고 있다. 또 올해는 불교여성개발원과 함께 ‘두리모(미혼모) 꿈키움틀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한부모가족이 행복해지는 데 불교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부모가족은 혼자이지만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옆집 엄마 아빠일 뿐”이며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스님들이 먼저 한부모나 미혼부모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편견을 갖지 않는 방향으로 신도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찰이 앞장서서 건강한 아기 출산을 기원하는 법회나 지혜로운 부모 되기를 기원하는 법회 등을 열어 미혼모를 포함한 모든 임신부의 출산을 축하하는 법석을 열어 용기를 북돋워주면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센터장은 “힘듦을 무릎 쓰고 좋은 엄마, 아빠가 되겠다고 노력하는 한부모가족에게 불교계가 힘을 실어달라”며 “현행 제도를 잘 활용해 한부모가족들이 사각지대 없이 고루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3314호/2017년7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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