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정상화 위한 호남결집대회 현장

호남지역 선암사 대책위 공동위원장 덕문스님이 600여 사부대중을 대표해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도 넘은 태고종 측 역사왜곡 한목소리로 비판

선암사 강탈하려고 동산·청담스님 호적 무단입수

“두스님도 대처, 조계종도 대처 있다” 주장경악

한국불교 정통성 올바른 계승위해 가행정진 다짐

“선암사를 온전히 계승하고 한국불교 정통성과 정체성이 올바로 계승될 수 있도록 가행 정진하겠습니다.”

한국불교 역사와 자산을 온전히 보전 계승하고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600여 사부대중의 결의에 찬 목소리가 부처님 도량에 울려펴졌다. 6일 오후 광주 무각사에서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호남 결집대회가 열린 것. 

이날 법회에는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호남지역 교구 본·말사 주지 및 대중 스님 등 총 600여명이 참석, 순천 선암사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전통사찰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이날 법회에서는 특히 태고종 선암사 측의 도 넘은 역사왜곡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호남지역 선암사 공동대책위 공동위원장 진화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조계종이 불교 정통성을 온전히 계승하고 있는 통합종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처 측은 선암사 소유권을 탈취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며 “해괴한 논리로 우리 종단 정통성을 부정하고 한국불교 교단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지역 6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 맨 왼쪽부터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대흥사 주지 월우스님,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백양사 주지 토진스님,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

스님에 따르면 태고종 측은 최근 대처승 청산을 위해 위법망구의 정신으로 종단 정화를 이끌었던 동산스님과 청담스님의 호적 자료를 무단으로 입수해 법원에 제출하고, 두 스님 또한 대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화스님은 “이는 역사왜곡을 넘어 종단 존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스님의 본분으로 청정 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비구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인바, 이러한 행위는 부처님 가르침과 승단 전통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화스님은 “호남불교 스승들이 치열하게 지켜온 조국의 자주와 독립, 치열한 수행 전통에 대해 바르게 알려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런 전통이 사회 통합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호남 불교계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선암사 현안을 통해 한국불교의 올바른 역사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선암사는 조선불교조계종 31본산의 하나이며, 1962년 당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0교구본사로 자리한 한국불교의 소중한 도량”이라며 “종단은 법과 종무의 근거도 없이 사찰을 부당하게 점유해온 일부 세력에 대항해 왔고, 지속적으로 주지를 임명하고 재산관리인(순천시) 해임을 요청하는 등, 선암사 수행전통과 성보문화재를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고종 선암사는 우리 종단과의 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선암사 소유권에 대한 억지스런 주장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지역 여론을 호도하고 한국불교 현대사를 왜곡하면서 천년고찰 전통과 전승의 참된 가치를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한국불교 역사와 자산을 온전히 보전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선대 스님들의 불교혁신과 자주화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호남불교가 앞장서 일궈온 종단 수행가풍 잇고 한국불교 정통을 담고 있는 교단사를 바르기 인식하며 널리 홍포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순천 선암사 주지 금곡스님도 “선암사는 한국불교의 중요한 전통사찰 중 하나이며 우리 승가와 함께 유지하고 보전해 나가야 할 도량”이라며 “여러 스님들의 관심과 원력에 힘입어 선암사를 정상화 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부대중은 조계종 호남 본말사 주지일동 명의로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선암사를 온전히 계승해 나가기 위해 가행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순천 선암사는 지난 1962년 비구 대처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종단이 출범할 당시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통합종단 소속이 됐다. 하지만 법적 소유권이 조계종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처측이 사찰을 강제로 점거하는 바람에 소유와 점유가 불일치하는 불안한 상태로 수십 년을 지내왔다. 1970년대부터 선암사 소유권은 조계종, 점유권은 태고종, 재산관리권은 순천시가 갖는 기형적 형태로 갈라졌다. 그러다 2011년 양 종단은 대화와 합의를 통해 분규를 끝내자는데 합의했고, 순천시로부터 재산관리권을 공동 인수했다.

이후 조계종과 태고종은 선암사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태고종이 돌연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태고종이 종단을 상대로 ‘등기명의인표시변경 등기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선암사는 태고종이 점유해 왔고, 조계종 선암사는 실체가 없다’는 게 주장의 핵심인데, 이로 인해 태고종 측이 선암사 문제를 무단으로 양 종단간의 합의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놨다는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이런 와중에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해 태고종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고, 종단은 즉각 항소를 제기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의 1심 판결 또한 조계종을 한국불교 정통성을 계승하는 종단으로 인정한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불교 정통성과 역사성을 계승해 1962년 통합종단으로 출범한 조계종 역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내린 판결이라는 비판이다.

한편 이날 결집대회에 앞서 호남지역 교구본말사 주지연수 및 포살법회가 있었다.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호남 결집대회를 마친 이후 촬영한 기념사진.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해 가행加行 정진하겠습니다.

- 대한불교조계종 호남 본말사주지 공동 선언문 -


대한불교조계종은 1,700년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역사, 문화, 자산을 온전히 계승한 유일한 전통 종단이다. 1941년 조선불교조계종을 이어 1962년 통합 종헌 제정을 통한 종단 출범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종단은 협력과 화합, 공존과 상생의 정신으로 교단을 일구고 한국불교 전체를 아우르며 부처님의 정법을 실현하는데 힘써왔다. 이에 타 종단과의 문제에 있어서도 늘 한국불교 전체의 이익과 미래를 생각하며 최대한 인내해 왔다.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를 태고종이 불법점유하고 있음에도 대화와 협의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것이 지난 50년의 세월이었다.

2011년에 이르러서는 대승적 결단으로 태고종과의 분규 종식을 선언하고 선암사를 공동 관리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2014년, 선암사를 불법점유하고 있는 태고종 측은 이런 합의 정신을 뒤엎고 선암사 소유권 등기를 자신들에게 돌려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911년부터 대처가 있었고 자신들이 선암사 주지를 임명해 왔으며 통합종단 출범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조계종이 1962년에야 출범한 종단이라는 등 한국불교 근현대사를 부정하는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선암사에 국한된 갈등이 아니라 한국불교 교단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불교적 행위이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호남 본말사 주지 일동은 그동안 수행과 포교 현장의 분주함으로 지역과 한국사회에 한국불교 교단사를 널리 홍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자성하고자 한다. 선암사는 우리가 후대에게 물려줘야 하는 사방승가(四方僧家)의 자산이다. 우리는 힘을 모아 선암사 정상화에 적극 나서며 한국불교 정통성과 교단사를 부정하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정신으로 바로잡아 나갈 것이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호남 본말사 주지 일동은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하여 한 마음 한 뜻으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一. 우리는 올바른 한국불교 교단사와 선암사 역사를 홍포한다.

一. 우리는 불교 자산과 선암사를 온전히 계승해 나가기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한다.

一. 우리는 호남 불교연대를 통해 지역 현안에 대처하고 포교와 전법활동에 적극 동참한다.

一. 우리는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정체성이 올바르게 계승될 수 있도록 가행加行 정진한다.

불기2561(2017)년 7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호남 본말사 주지일동

광주=홍다영 기자 사진=신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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