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제1회 수불상 시상도

6월26일 동국대에서 열린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개회식. 앞줄 오른쪽 부터 동국대 사무처장 성효스님,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 이사장 자광스님, 총장 보광스님.

간화선 수행은 누구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상근기자를 위한 것일까? 김성욱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는 지난 6월26일 동국대 국제선센터(선원장 수불스님)와 종학연구소(소장 종호스님)가 ‘세계속의 선불교’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 간화선 수행과 근기의 관계를 조명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 받았다.

중국과 한국의 선사들이 밝힌 간화선과 근기에 대한 견해 연구로 제1회 수불상을 수상한 김성욱 교수는 “대혜, 고봉, 태고, 백파 선사는 모든 사람들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수행으로 간화선을 권했다”면서 “이에 비해 지눌, 휴정 선사는 상근기의 사람들로 한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들 선사들이 개인적으로 간화선을 쉬운 수행으로 간주했을지 모르지만, 대혜 선사를 제외한 선사들은 간화선이 근기의 차이에 따라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성욱 교수는 “이 선사들은 특정 화두나 특정한 화두 참구 방식에 집착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수행 가르침에 따라 현대의 수행자들은 자신의 근기나 개성에 맞는 방식을 간화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한다면 의단이 생기는 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 간화선 수행이 더 이상 힘 들지 않는 수행이 될 것”이라며 “이런 수행은 모든 근기의 사람들이 쉽게 닦을 수 있는 간화선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1회 수불상 시상식을 마치고 기념사진. 왼쪽부터 박재현 동명대 교수, 김성욱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 동국대 박사 명준스님, 김성은 카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박사.

이번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김성욱 교수와 함께 수불상을 수상한 박재현 동명대 교수, 김성은 카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박사, 동국대 박사 명준스님의 논문도 발표됐다. 수불상은 간화선의 이론과 사상철학, 수행법과 비교 응용 등에 대한 논문을 발굴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됐다. 이밖에도 학술대회에서는 미국의 마크엘 블룸, 호주의 로버트 셔, 인도의 라트네시 등 10여 명의 국내학자들이 논문을 발표에 간화선 수행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첫날 개회식이 끝난 후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이 ‘화두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수불스님은 “화두란 성품을 눈뜬 분들이 찾아낸 본래 가지고 있는 성품”이라면서 “진리에 접근할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가장 수승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불스님은 “참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두 의심이 아주 성성(惺惺)하게 들려야 한다는 점”이라며 “안목 있는 선지식이 인연 있는 학인으로 하여금 자성을 요달(了達)하도록 시설한 장치가 간화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관을 뚫는 일은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없다”면서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도가 없으니, 눈앞에 가로막혀 있는 정신적인 장벽을 타파하려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온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기조강연 말미에서 “화두라는 것은 의심을 깨트리기 위해 제시된 방편으로, 오래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화두를 오래 든다고 장한 일이 아니니, 올바르게 들어, 쉽고 빨리 타파해야 한다”고 정진을 당부했다.

이날 김종욱 동국대 HK연구단장 사회로 진행된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개회식 및 수불상 시상식에는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 총장 보광스님, 국제선센터선원장 수불스님, 종학연구소장 종호스님, 동국대 (법인) 사무처장 성효스님, 정승석 불교학술원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에서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은 치사를 통해 “말 길이 끊어진 곳에서 참된 성품을 볼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해 황폐해진 인간의 마음에 간화선이라는 기름지고 풍요로운 정신을 심어주는데 앞장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전 세계에 한국의 간화선이 빛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은 축사에서 “간화선은 모든 이분법적 사유방식과 의식체계를 단박에 떠나 본래면목에 이르는 한국불교 최상승의 수행전통”이라면서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는 첫 회부터 간화선 이론과 실참을 병행함으로써 간화선의 참된 의미와 실체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정승석 불교학술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국의 간화선 수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아주 뜻 깊은 자리”라면서 “간화선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드높이며 한국불교를 새롭게 조망하고, 나아가 세계를 빛내 새로운 미래불교를 펼쳐나가는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에서 이틀간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마친 국내외 학자와 외국인 참가자 등 80여 명은 6월29일부터 7월4일까지 인제 백담사에서 간화선을 직접 체험하는 집중수행을 실시한다. 제방선원에서 간화선을 지도하는 선사들과의 대담도 이어진다. 7월 4일에는 충주 석종사 선원장 혜국스님, 7일5일에는 문경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과 간화선을 주제로 질의하고 답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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