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 진영(眞影)’ 12점 등 선보여
서산, 사명대사와 함께 임진왜란 3대 의승장으로 꼽혔던 기허 영규스님 초상이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오늘(6월28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한국 고승들의 진영(眞影)을 선보인다. 덕이 높거나 나라에 공훈이 있던 스님들의 초상 12점을 비롯해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영산회상도’, 사경 등 한국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작품도 함께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영규스님 초상인 ‘기허대사 진영’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에 공개되는 진영 12점 중 8점은 2010년 구입 이후 2012년 불교회화실에서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다”며 “이렇게 많은 진영이 한꺼번에 전시되는 것은 5년만의 일이며 특히 ‘기허대사 진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후)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영규스님은 서산, 사명대사와 함께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3대 의승장으로 꼽힌다. ‘기허대사 진영’은 스님의 부리부리한 이목구비와 좌우에 무구(武具‧전쟁 무기)를 배치해 의승장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그 옆에 나란히 전시된 영규스님의 또 다른 진영은 스님을 다른 인물처럼 묘사하고 있어 진영에 따라 동일한 인물의 초상이 달리 비춰지는 것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선사한다.
함께 전시되는 ‘화악당대선사 진영’은 진영이 제(祭)의 대상이라는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고승들의 진영은 법맥을 잇는 제자들로 하여금 스승의 가르침과 사상을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사후 추모제(祭)를 지내는 불교의식에 있어 중심이 돼왔다. ‘화악당대선사 진영’은 화악스님 뒤로 사당으로 보이는 건물과 가지를 뻗은 소나무, 복숭아나무를 그려 넣어, 조선시대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사당을 짓거나 사당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조상의 제를 올릴 수 있도록 한 사당도)를 떠올리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승의 진영과 함께 한국의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