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최고지도자연수 첫 시행

6월27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입재한 종단최고지도자 특별과정 연수교육에 참가한 스님들이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승랍 30년 이상의 어른 스님들이 세간의 지식을 공부하며 선지식(善知識)으로서의 안목을 더했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올해 처음으로 ‘종단최고지도자 특별과정’ 연수를 오늘(6월27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시행했다.

29일까지 2박3일간 계속되는 사상 첫 연수교육에는 비구(법계 종사) 16명 비구니(법계 명덕) 40명 등 총 56명의 스님들이 참여했다. 종사(명덕)는 대종사(명사) 바로 아랫단계로, 세납 50세 이상 종사의 경우 총무원장 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명실상부한 승가의 중진이자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인 셈이다.

드러났으면 드러난 대로 숨어있으면 숨어있는 대로, 종단 중앙과 교구본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거나 지역불교를 이끄는 스님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특히 승급(昇級)을 하거나 공찰 주지 자격을 얻기 위한 의무교육이 아니었다. 그만큼 자발성이 돋보였던 스님들은 사흘간 정치 경제 사회 복지 관련 외부전문가들의 강의를 경청하며 세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양을 한층 쌓았다.

정치 경제 사회 복지...강사진 '탄탄'

교육윈 내건 교육목표는 ‘불교최고지도자로서의 자질 향상.’ 이에 걸맞게 강사진도 탄탄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국회의원의 ‘정치와 오늘의 한국사회’, 일본 자동차회사 토요타의 경영정신을 담은 <토요티즘>의 저자인 임해성 글로벌비즈니스 컨설팅 대표의 ‘미래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지낸 최영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의 ‘오늘날 한국사회의 사회복지현황과 불교계의 역할’,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본부장을 역임한 이언오 바른경영연구소장의 ‘최고지도자로 가는 길’ 등 명사들의 강연이 줄을 이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인 김용진 경희봄한의원 원장은 대다수 연로한 참가자들에게 건강관리법을 소개했다. 만족도는 높았다. 예상보다 컸던 인기에 교육원은 매년 정기적으로 연수를 개최할 계획이다.

‘수강생’들 가운데선 운문사승가대학장 일진스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30~40대에는 강의를 하는 게 정말 즐거웠는데 이제는 강의를 듣는 재미에 빠져있다”며 재빨리 신청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일반사회의 정보를 익혀 젊은 학인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는 마음은 귀감이었다. 일진스님의 운문사승가대학 동기인 부산 관음사 정효스님도 도반의 손을 잡고 찾아왔다. 지난 3월 부탄 해외연수에도 참여했던 스님은 출가한지 60년이 지났어도 중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한결같다.

한해 5000여 명 연수교육 참여

대전비구니청림회장을 지낸 청화사 회주 효경스님 역시 존경받는 원로답게 “종단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이라면 종도로서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여줬다. ‘독거’의 적적함을 씻는 시간으로서도 소중하다. 세납 85세로 최고령자인 윤월스님(공주 갑사)은 라틴어로 쓴 메일을 외국인들과 주고받을 정도로 박학하다. “특별히 무얼 배우기보다는 친분 있는 노스님들과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말했다.

최고지도자과정은 ‘평생교육’의 성격이 짙다. 한해 5000여 명의 스님들이 모이는 승려연수교육이 완연히 정착단계에 이르렀음을 일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교육원 교육부장 진각스님은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며 중생이 고통을 앓는 원인도 그에 비례해 복잡하고 다양해졌다”며 “전 계층의 스님들이 최적의 전법교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기대에 부응하는 출가자를 양성하겠다는 승려연수교육의 지평이 한걸음 더 나아갔음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입재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 모습.
공주=장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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