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사찰이 수련회와 템플스테이 일정을 공개했다. 직장인 휴가와 방학이 겹친 7, 8월 산사는 긴장 속에서 보냈던 일상을 점검하고 마음과 몸을 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올해도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들이 이들을 위해 템플스테이와 수련회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송광사는 연합어린이 여름불교학교를 마련해 음식나누기, 일기장 작성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해인사는 문화유적을 돌아보고 숲에서 명상을 체험하는 수련회를 진행한다. 통도사처럼 음악과 염색 등 문화를 접목한 수행도 있다. 

50년 역사가 넘는 여름수련회는 개신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인들도 찾을 정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치고 학업 경쟁에 피로를 느낀 현대인들이 요란한 휴가가 아닌 고요한 산사와 청량한 자연 속에서 조용히 자신을 관조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여름 산사를 찾는 것이다. 여름 수련회는 지도법사가 충분하고 대규모 시설을 갖춘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등 총림 사찰이 아니면 시행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템플스테이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찰이 시설과 인력을 마련해 산사에서 휴가 나기는 이제 새로운 여름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여름 산사 수행이 국민들 사이에 더 확고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지도법사와 이를 보조할 자원봉사자 확보다. 3박4일이나 2박3일 일정으로 열리는 수련회에는 보통 수십 명이 참여한다. 이 인원을 통솔하려면 적어도 지도법사 4~5명에 자원봉사자 10여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승가대학을 운영하는 총림 규모 사찰이 아니면 이 인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수련회 참가 경험이 있는 불자들의 자원봉사 참여가 절실하다. 실제 여름수련회에 참여해서 받은 감동과 기쁨을 후원 자원봉사로 회향하는 불자들도 적지 않다.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창의적인 프로그램 개발도 뒤따라야한다. 발우공양, 108배, 새벽예불, 참선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참가자들의 마음 속 응어리를 이끌어내는 참신한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는 단위사찰보다 불교문화사업단 등 중앙차원에서 고민해야할 과제다. 대학생들을 위한 6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대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마친 6월 중순부터 새로운 달이 시작되는 7월 전 보름 기간 동안 주로 수련회를 갖는다. 하지만 대학생들을 위한 산사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대2병’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학업 취업 이성교제 등으로 고민이 많은 청년들을 위해 불교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야한다. 

먹고 노는 유흥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성찰의 시간으로 휴가 문화를 만든 1등 공신은 산사 여름수련회와 템플스테이다. 그 자부심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찾는 여름산사가 되도록 종단과 사찰이 함께 지혜를 모으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309호/2017년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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