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소원풍등 날리기 및 산사음악회 성료

지난 24일 평소 조용하던 천년고찰 석남사가 들썩했다. 스님과 불자들이 기도 정진하는 공간에 록 밴드의 기타와 흥겨운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성의 명산 서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석남사(주지 덕운스님)가 사찰 창건 이래 처음으로 산사음악회를 연 것이다. 이날 경내 특설무대 앞에 마련된 600여 개 좌석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미처 자리를 잡지못한 수 많은 사람들은 무대 주위에 서서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행사는 사찰 신도와 지역 주민들의 장기자랑 공연으로 막이 올랐다. 실버공연단 노래와 섹소폰 연주, 태극권, 상도선원 합창단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저마다 열심히 준비한 기량을 마음껏 선보였다.

이어 약 한 시간 동안 산사음악회가 펼쳐졌다. 

최근 대한불자가수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국환 씨를 비롯해 가요 ‘칠갑산’의 주인공 주병선, 추가열, 강여름 등이 출연해 여름밤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으며, 불자와 시민들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소원풍등 날리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는 돌계단에서 직접 등을 날릴 수 있다는 사전 홍보가 입소문을 타면서, 5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접수는 조기에 마감됐다. 이날 현장에서도 문의가 빗발쳐 70여 건을 추가로 더 받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가족과 연인, 친구 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작성해 등에 붙이고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일제히 하늘로 띄워 보냈다. 사찰 밤하늘을 수놓은 수 백 개의 풍등은 황홀한 장관을 연출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알렉스(캐나다, 31)씨는 “불교에 관심이 많아 템플스테이도 몇 번 해 봤는데, 아름다운 산과 어우러진 석남사도 정말 아름답다”며 “미소 짓는 사람들을 보니 내 마음도 행복하다”고 밝혔다. 

‘도깨비 사찰’에서 풍등을 띄운다는 소식에 사찰을 처음 찾았다는 주상돈(28)씨도 “종교는 없지만 절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고,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사찰 신도인 김록현(안성, 43)씨도 “이전까지 이런 행사가 없었는데 신도로써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지 덕운스님은 “사찰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행복을 채워주기 위해 행사를 갖게 됐다”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힐링 하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경내 대웅전에서 생전예수재가 봉행됐다.

이날 총무원 사업부장 각운스님은 입재법문을 통해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업고 살고 있다”며 “자신의 공덕을 미리 닦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만큼, 평소에 복 많이 짓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불자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석남사 생전예수재는 오는 7월22일 회향하며,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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