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교와 나눔으로 일신하는 도심 속 천년고찰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천년고찰 수국사가 기도와 수행, 문화포교 등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전법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열린 ‘제1회 수국사 나눔의 노래’로 문화와 자비 나눔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산사음악회다.

조선왕조 원찰로 유서 깊고

‘황금법당’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 서북부 대표 전통사찰

‘금강경’ 기도로 신심 다지고

자비 나눔으로 불법 실천해

“지역과 함께하는 도량될 것”

서울 은평구 외곽에 위치한 천년고찰 수국사. ‘황금법당’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진관사와 함께 서울 서북부 지역 포교를 책임지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심 속 전법도량이다.

조선왕조의 유서 깊은 원찰(願刹)이었던 수국사는 한국전쟁 당시 많은 피해를 입어 전각 대부분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크고 작은 중창불사를 거듭하며 수행과 기도, 포교도량으로서 토대를 다졌다. 더욱이 지난 2014년 말 주지로 부임한 호산스님은 ‘정법포교 기도 성취도량’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모범사찰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현재 수국사는 부처님 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매월 21일 동안 ‘우리말 <금강경> 특별기도’를 열고 있다. 호산스님의 주지 취임과 함께 입재에 들어간 특별기도는 지역 불자 2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최근 24회 차를 맞았다. 호산스님은 “사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도인 만큼 신도들의 신심을 증진하는 기도정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부처님께서 그동안 베풀어 준 자비심을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회향해 기도를 통해 선연을 맺고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한 불교기초교리를 배울 수 있는 ‘수국사 템플스터디’를 운영하며 사찰 예절, 찬불가, 예불의식, 불상 및 삼보의 이해, 계율, 기도와 발원, 신행점검에 이르기까지 12주 과정으로 불제자로서 갖춰야할 기본 소양을 닦는 소양교육에도 소홀함이 없다.

이와 더불어 문화포교와 나눔을 결합한 산사음악회도 눈여겨 볼만하다. 더욱이 수익금 전액을 지역주민 등 불교계 안팎에 보시하는 자비 나눔 행사로 의미가 남다르다. 2015년 첫 번째 ‘수국사 나눔의 노래’에는 소리꾼 장사익을 초청한 가운데 경내 특설무대에서 열렸고,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네팔 구호기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듬해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두 번째 나눔의 노래에서는 산사음악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유료 지정좌석제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수국사는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은평구민장학재단’ 지원금 1000만원을 지정 기탁했으며, 은평구 청소년들에게 ‘인재육성 장학금’으로 1150만원을 후원했다. 이어 오는 7월1일 오후7시 같은 장소에서 세 번째 나눔의 노래가 예정돼 있다. 종단과 은평구청은 물론 처음으로 문화재청이 후원에 나섰다. 수국사 ‘전속가수’라고 할 만한 소리꾼 장사익은 물론 최근 대한불자가수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국환과 가수 우순실 등 불자가수와 좋은벗 풍경소리 주최 ‘2017년 찬불가 열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러시아 출신 안나, 비보이팀 퓨전 MC, 수국사 및 의정부 정혜사 합창단 등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료지정석 등을 통한 수익금과 사중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모연으로 지원금도 1000만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불교계 안팎 인재불사는 물론 지역 내 복지시설, 노인정, 평창 동계올림픽 유망주들에게도 나눔의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여기에 수국사는 최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고양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을 맡으며 복지영역을 확장한 것도 주목된다. 복지관은 지하 2층, 지상 5층의 규모로, 주간보호센터, 장애인주간보호센터, 고양시민건강센터, 평생학습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그 동안 종단 핵심 종책인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와 승려복지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을 보태고, 매년 겨울 팥죽 나눔과 군포교 지원 등을 통해 자비의 온정을 나눈 수국사가 종합복지관과 인연을 맺으며 사찰이 주도하는 불교복지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또 발우공양과 차담, 선 수련을 체험하는 1일 템플라이프는 물론 태극선 수련과 서예반, 화훼, 바리스타 교육, 찬불가, 사찰요리강좌 등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는 문화포교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중국 전통무예인 태극권과 불교수행을 접목한 새로운 신행프로그램인 태극선 수련회는 2016년 5월 서울 종각 일원에서 시연하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수련에 동참했다는 소리꾼 장사익도 “이 생에 태극권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라고 극찬 할 정도로 남녀노소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기도·수행·포교 소홀함 없도록 정진”

인터뷰 / 서울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

서울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

“생의 가장 큰 복이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것입니다. 수국사가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 분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한 뜻깊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도, 수행, 포교, 보시 모든 분야에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올해로 주지 소임 4년차를 맞은 서울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사진>의 남다른 각오다. 지난 2014년 12월 소임을 맡고 우리말 <금강경> 특별기도 정진 입재와 지역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 250포대를 은평구청에 전달하는 것으로 진산식을 대신했다. 이후 양평 용문사 주지를 맡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수국사에 쏟아 부으며 포교도량으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스님은 취임 초기부터 기도하는 도량을 가꾸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고 법회 참석인원도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산스님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신도들과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오전에는 특별한 업무가 없는 한 사중에 머무르려고 한다”면서 “특히 우리말 금강경 특별기도에 매일 참석하는 불자가 200여 명에 이르고 다른 법회에도 참석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어 등 지역 내에서 기도도량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더불어 종교를 초월해 자비 나눔으로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문화포교와 나눔 행사를 결합한 산사음악회에 3000명이 넘는 주민이 참석했으며, 최근에는 종합복지관의 운영 지원, 은평서부경찰서 경승실장을 맡기도 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며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것도 지역 사찰이 해야 할 책무 가운데 하나”라며 “특히 종합복지관에 문화적 마인드를 가미해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평 상원사, 용문사 주지, 광동학원 이사를 역임한 호산스님은 현재 제16대 중앙종회의원 및 사무처장, 수국사 주지 등을 맡고 있다.

 

수국사가 추진 중인 중창불사 조감도

‘불교문화회관’ 건립…만성 공간부족 문제 극복

도량정비로 재도약 나선 수국사

서울 수국사는 조선 세종 5년(1459년)에 세조의 장남 의경세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경릉(敬陵) 동쪽에 정인사(正因寺)라는 이름으로 건립됐다. 그 후 정인사는 연산군 10년(1504년) 화재로 소실돼 오랫동안 폐허로 남아 있다 이후 몇 번의 중수를 거쳐 광무 4년(1900년) 고종의 내탕금(內帑金)으로 현재 위치인 은평구 구산동 태화산 자락에 다시 짓게 됐다. 이후 한국전쟁 등 근현대 격변기를 거치며 도심 속 천년고찰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원력보살의 노력이 뒤따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국사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신행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불교문화회관 건립 등을 통한 도량정비 불사라는 또 다른 원력을 세웠다. 이는 사찰 부지에 비해 전각이 부족해 만성적인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진행하는 ‘1250 아라한’을 봉안할 염화미소전(영산전)과 나한전, 삼성각 불사로 첫 발을 내딛었다.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불교문화회관은 830㎡(2250여 평) 규모로 윗부분은 잔디를 조성해 친환경 정원을 꾸미고 내부에는 템플스테이 방사, 사찰음식 체험, 각종 문화강좌 등을 진행할 강의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은 “도심과 멀지 않은 지리적 장점을 살려 템플스테이 등 적극적인 문화포교에 나서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간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법당과 불교문화회관을 건립해 기도와 수행, 문화공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불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글 <금강경> 독경기도의 원력과 1250 아라한 봉안 등을 통해 모든 불사들이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동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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