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에 대한 대기질·소음진동조사 미비

최근 부실 논란을 빚은 현대차GBC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서울시가 재심의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번에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3일 서울시 주관으로 삼성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대규모 지하개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수와 지반조사 등에 대한 세부 조사가 미흡하게 이뤄지는 등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영동대로 지하 개발은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에 이르는 지하 950m 구간에 지하 6층 51m, 폭 70m에 이르는 광역 환승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날 이병인 부산대 교수(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현황조사와 영향범위, 평가항목 등이 누락돼 있으며 제대로 된 저감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면재조사를 요구했다. 이 교수는 “지반침하 등 땅 꺼짐 현상, 지하수 지질조사, 지하 실내오염, 지진 등의 재난에 대한 사전 검증과 철저한 사후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봉은사 사찰환경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증과 사전 사후 문화영향평가가 수행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봉은사와 선정릉이 역사문화경관을 형성함’이라고 하는 구절의 설명만 있을 뿐 166m 인접한 봉은사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과 현대차 GBC 공사 시기가 비슷한 만큼 두 곳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합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동일지역 동일시기에 진행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평가해 복합오염을 축소반영 했다”며 “사업추진을 위한 형식적 평가가 아닌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지하 51m까지 땅을 파는 대규모 굴착으로 인한 지하수위 변화로 주변 땅 꺼짐(씽크홀)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박 교수는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진행되면서 싱크홀이 많이 발생해 주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줬다”며 “주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서를 만들어 제대로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학 서울시 동남권조성반 과장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환경영향평가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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